문화일반

[강원2024, 문화를 만나다]⑤채수호 강릉시립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

“강릉시향의 선율, 강릉의 아름다움 알리는 마중물 되길”

◇채수호 바이올리니스트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이끌어가는 독보적인 존재감. 채수호 바이올리니스트는 강릉시립교향악단에서 바이올린 같은 존재다. 강릉시립교향악단이 창단 멤버로 올해로 32년째 강릉시향 무대에 서고 있는 채 바이올리니스트는 존재만으로 동료들의 버팀목이 된다.

“대학 은사님의 권유로 1992년 강릉시립교향악단 창단 멤버로 합류하게 됐어요. 강릉시향의 음악은 절제된 선율 속 역동적인 힘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죠. 단순히 소리를 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음악을 즐기며, 무대에 녹아드는 단원들과 함께 바이올린을 잡은 지 벌써 수십 년이네요.”

인생의 대부분을 바이올린과 함께 한 채 바이올리니스트. 그가 생각하는 익숙하고도 낯선 클래식 세계의 매력을 물었다.

“오케스트라 무대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음으로 표현한 시청각 예술이에요. 바이올린은 그 서사를 이끌어 가는 악기고요. 누구나 알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지만 사실 바이올리은 알면 알수록 어려운 악기예요. 그래서 여전히 모든 무대가 떨리고, 매 무대마다 감회가 새로워요.”

◇지난 27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과 강릉시립교향악단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기념 공연. 사진=강릉아트센터 제공

지난 27일 강릉아트센터에 울려 퍼진 국립오페라단의 아리아. 유려한 연기를 펼치는 오페라 단원 뒤에는 묵묵히 무대를 이끌어 가는 강릉시립교향악단이 있었다.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의 색깔과 기량을 드러내 데 중점을 둔다면, 협연 무대에서는 교감과 호흡에 중점을 두죠. 이번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기념 공연을 앞두고는 오페라 곡이 요구하는 선율이 무엇인지에 집중했죠. 상대가 최대한 편안한 음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자 했어요”

이미 해외 다수의 무대에 오른 강릉시립교향악단이지만, 강릉에서 전 세계 관객을 만나는 무대는 의미가 남달랐다.

“강릉시립교향악단의 음악은 강릉 문화의 위상을 알리는 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어요. 강원2024는 전 세계인에게 강릉의 멋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강릉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강릉시향의 음악이 예향의 도시 강릉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동해아트챔보오케스트라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채수호 바이올리니스트.

인터뷰의 시작, 그는 자신을 바이올린 연주자라 소개했다. 하지만 후배들의 든든한 선배이자 지역 문화예술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인으로서 그의 어깨는 늘 무겁다.

“강릉시향에는 바이올린 단원만 20명이 있는데 그들을 후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동료로서 각 단원의 음악을 존중하려 하죠. 다만 가장 오래 활동해 온 단원이다 보니 부담과 사명을 느낄 뿐이에요. 클래식의 입지가 날로 좁아지는 상황에서 젊은 음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올해를 마지막으로 강릉시향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는 채 바이올리니스트. 그의 다음 행보를 물었다.

“음악은 무엇보다 연주자가 즐거워야 해요. 2000년 지역 음악인 동료들과 ‘동해아트챔보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지휘를 맡고 있어요. 강릉시향의 무대에서 내려 온 후에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계속 음악의 즐거움을 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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