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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따뜻한 설 명절, 장바구니물가 안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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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도내 기름값이 4개월 만에 반등하고 과일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이 때문에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갔지만 정작 서민들은 장바구니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다섯 째주(1월28일~2월1일) 도내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0.64원 오른 ℓ당 1,593.56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은 ℓ당 1,505.8원으로 1주일 전보다 7.1원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과일은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을 유지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1월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0.2% 올랐다. 이 중 신선과실이 21.4%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작황 부진으로 대표적인 선물·제수용 상품인 사과가 43.7% 급등했다. 또 다른 성수품인 배와 귤도 각각 38.4%, 17.4% 상승했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치솟을수록 설 차례상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소비자들이 물가 둔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안 그래도 경기 불황과 고금리, 고물가 탓에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진 서민들은 더욱 힘겨운 명절을 보내야 할 판이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8%가 장바구니물가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주된 이유가 사과 등 과일값 폭등이었다. 고공행진을 벌이는 설 물가에 서민들은 “차례상 차리기 겁난다”며 아우성이다. 정부가 성수품 확대 공급과 함께 가격 안정 자금 840억원을 투입기로 했지만 아직 기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대로는 서민과 소비자들의 물가 불안과 고통을 덜어 주기 힘들다. 물가가 하락하는 것과 단지 물가 상승률만 둔화되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물가 인상 부담은 쌓이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장바구니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체감물가 상승을 농산물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와 지자체는 주목해야 한다. 과일값은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채소값은 1월 들어 폭등했다. 마침 설 명절까지 다가오고 있다. 생산비 증가와 작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산 농가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소비자 가계의 부담은 줄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기 바란다. 이제는 물가 안정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물가 고삐를 단단히 죄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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