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소방대원 잡는 ‘소방경연기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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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과정서 부상자 속출…소방대원 불만 고조
1계급 특진에도 훈련 고된 탓에 기피 현상 심화
최근 6년간 대회 참가자 중 137명 중경상 입어
소방청 “T/F팀 구성해 종목 변경 등의 조치 중”

◇119소방대원이 소방경연기술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9소방대원이 소방경연기술대회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강원일보 DB
◇119소방대원이 소방경연기술대회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강원일보 DB

소방청이 개최하는 소방기술경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훈련을 하다가 다치는 소방대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회 차출로 인한 인력 손실이 해마다 반복되며 일선 소방대원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소방기술경연대회는 소방대원의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 1983년부터 개최됐다. 올해도 전국 시·도에서 예선을 거친 뒤 오는 10월 본선이 열릴 예정이다. 소방기술경연대회 본선 13개 종목별 우승자에게는 1계급 특진이 주어진다.

하지만 70㎏ 마네킹 들고 뛰기, 40㎏ 물통 들고 11층 오르기 등의 종목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오랜시간 고강도 훈련을 해야 돼 소방대원들의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회에 참가한 A 소방교는 “훈련을 하고 나면 온 몸에 상처가 나고 심한 근육통이 몰려와 근무가 힘들 정도지만 본선에라도 진출하면 길게는 3~4개월 이상 비번날에도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며 “전국의 모든 소방서가 대회 등록을 해야 하다 보니 매년 떠밀려서라도 출전을 하는 소방관이 생긴다”고 귀띔했다.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방기술경연대회 참가·훈련 중 발생한 부상자는 총 137명(중상 60명·경상 77명)에 달한다. 강원지역에서도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고 5명이 경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022년에는 횡성소방서 소속 소방장 B(39)씨가 소방기술경연대회 훈련을 하던 중 발목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최영재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해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대회 참가를 위해 장기간 고강도 훈련이 필요하다 보니 현장의 소방대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며 “대회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소방기술경연대회 T/F팀을 구성해 부상 발생이 잦은 종목을 폐지하고 근무 시간에만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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