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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삼척기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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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기줄다리기는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국내 기지시줄다리기 및 영산줄다리기, 남해선구줄끗기, 감내게줄당기기, 의령큰줄땡기기와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 등 국내외 벼농사권 줄다리기가 함께 등재됐다. 현존하는 국내 줄다리기는 삼척기줄다리기와 영월 칡줄다리기, 청주 상원줄다리기, 경기도 줄다리기, 밀양 게줄다리기가 있다. ▼삼척기줄다리기는 한 해의 풍년과 풍어를 기약하며 재앙을 쫓는 놀이로, ‘삼척게줄다리기’라고도 불린다. 기줄은 큰 줄에 매달린 작은 줄이 마치 게의 발과 비슷한 형상을 일컫는 것으로, 게를 문에 달아 놓으면 잡귀가 물러난다는 해안 속신(俗信)이 있다. 소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 음식품평서인 ‘도문대작’에서 ‘크기가 작은 개(犬)만 하다. 모양은 대쪽같고, 맛이 달다’고 삼척대게를 서술할 정도로, 삼척의 ‘게’를 모티브로 줄다리기가 전승됐고, 게를 뜻하는 삼척 사투리인 ‘기’를 써서 ‘기줄다리기’라고 부르고 있다. 기줄다리기는 조선 현종 때 연이어 자연재해가 발생하자, 삼척 부사 허목(許穆)이 민심을 수습하고 사기를 북돋을 대안으로 줄다리기 대회를 열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국내외 여타 줄다리기와의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왔다. 남·여가 한 팀을 이뤄 구호에 맞춰 힘을 결집하는 조상들의 화합 정신과 공동체 주민들의 대동단결, 문화적 일체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진일보한 도전을 기대해 왔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처음 개최한 야간횃불기줄다리기는 전통을 지키면서 변화를 꾀하려는 노력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삼척기줄다리기는 주민 화합과 응집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민속놀이다. 시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과 모든 기관·단체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협력 시스템 구축, 학교와 사회교육기관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 발굴, 국내외 도시와 교류를 통한 국제적인 문화행사로 키우는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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