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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소통과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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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상생(相生)을 말할 때 주로 사용하는 ‘이택상주(麗澤相注)’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두 개의 맞닿은 연못(麗澤)이 서로 물을 대주며, 마르지도 넘치지도 않는 것(相注)처럼 협력하는 것’을 뜻한다. 풀이 그대로 최고의 상생이다. 1812년 다산 정약용이 제자 초의를 시켜 그린 ‘다산도’와 ‘백운동도’에도 이택은 전해진다. 다산도와 백운동도에 그려진 두 개의 연못은 옛 선비들이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는 상대에게 자극과 각성을 주며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던 상징이다. ▼조선 후기의 대표 실학자 성호 이익의 특징적 공부 방법 중 하나가 이택법이다. 토론과 논쟁의 공부 방법인데, 얼굴을 맞대는 대면토론과 편지로 의견을 주고받는 서면토론이 있다. 토론 학습법은 유태인들의 교육에서도 검증된 방법이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회당에서 논쟁에 가깝게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한다. 그 안에서 자신이 보지 못하고 생각지도 않았던 타인의 의견을 수렴하며, 객관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을 찾아낸다. ▼최근 강원랜드가 한국형 K-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폐광지역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주민과 각 분야별 전문가, 강원랜드 임원까지 650여명이 참석했다. 강원랜드 카지노에 대한 규제 완화와 비카지노 부문 콘텐츠, 연계 관광상품 개발, 지역경제 회생까지 전방위적인 주제를 갖고 솔직한 주민 의견을 들었다. 강원랜드 설립 26년이 지나도록 폐광지역을 한자리에 모아 의견을 나눈 적은 없었다. ‘자기 지역에 이익이 되는 방향만 요구하거나, 너무 과다한 요구를 하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토론회는 상당히 고무적인 변화다. ▼폐광지역과 강원랜드는 기본적으로 상호 경제적 필요에 의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 경제적 요구나 필요를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이끌어 가면 자칫 분쟁의 소지만 일으킨다. 하지만 각자의 바람이 조화를 이룬다면 지역의 안정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 폐광지역과 강원랜드가 소통과 상생을 시작으로 세계적 복합리조트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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