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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화천형 돌봄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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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는 1994년 출간된 미리암 프레슬러의 소설이다. 독일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1950년대 초 독일의 한 보육원이 배경이다. 불우한 상황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키려는 주인공 할링카가 점점 주변 세계에 마음을 열고 친구를 사귀고 자신의 결핍, 바람, 가능성에 대해 통찰하게 된다. 이런 인격 형성 과정을 통해 상호의존적 돌봄 수혜와 돌봄 제공의 경험 그리고 자기 돌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열어준다. ▼‘돌봄사회’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돌봄은 더 이상 윤리의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저출산 문제로 우리 사회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 양도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하는 권리이자 책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등 ‘늘봄학교’를 도입하며 “늘봄학교는 되돌리거나 후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의지를 표했다. 민생토론회에서는 “‘부모 돌봄’에서 ‘국가 돌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돌봄 공백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맞벌이 가구는 돌봄 시간을 메우기 위해 조부모 등 친인척의 돌봄이나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들은 학원에서 학원으로 이어지는 스케줄로 부모의 부재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맞벌이 가구일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돌봄 공백은 더욱 심화된다. 예비 학부모 수요조사에서 응답자의 83.6%가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했을 정도다. ▼화천형 돌봄교실이 문을 열었다. 전국 첫 지자체 주도 온종일 책임 돌봄교실이다. 방과 후 화천커뮤니티센터를 찾은 80명의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이가 최고, 최상의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표현영어를 비롯해 아동체육, 독서+스피치, 싱어롱, 창의 미술, 난타, 드럼 등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누리고 있다. 돌봄교실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발길도 연일 이어진다. 돌봄이 ‘뉴노멀’이 된 사회, 화천이 가장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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