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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보건 의료 전자기술로 의료공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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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 교수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보건의료 전자기술이 국가 안보의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공중보건에서 보건안보로 의료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국제 보건 위기 상황은 관련 기술을 보유한 소수 기업과 국가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하고 있으며 선도그룹 합류를 위한 경쟁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 엔테크나 모더나는 2021년 기준 글로벌 20대 제약사로 부상했다. 인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병, 기후변화 등 건강 위협 요소를 예방하고, 신속한 회복을 위한 보건의료 전자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백신·치료제에 대한 자국민 우선주의가 커지며 이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기술 보유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건의료 전자기술은 미래 불확실성을 대비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에 정부 역할의 강화도 필요하다.국민보건 의료실태 조사 결과 응급,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분만 등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 분야는 지역 내 자체 충족이 어렵다. 또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시·군·구가 32곳에 달하고, 이 중 12개 지역에는 응급의료시설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2025년 초고령사회 도달이 예상된다. 고령화와 간병의 사회화는 의료비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정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지출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도 시급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기존 대면 진료 시스템은 한계에 봉착, 대안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부상했다. AI·데이터 기술 발전과 유전체 데이터 확보에 기반한 보건의료 전자 디지털 대전환으로 보건의료 전자기술 신산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AI·빅데이터 분석 기술 도입으로 신약 개발 기간 및 비용 절감, 약물 재창출, 가상 임상시험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AI·빅데이터 기술, 디지털·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혁신 의료기기 사용 경험이 증가하며 연구 영역 확대·시장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과 바이오 혁신 기술 촉발로 인한 첨단 재생의료는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희귀난치질환자 등에 근원적·개인 맞춤형 치료 기전으로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노바티스사 CAR-T 혈액암치료제 ‘킴리아’의 경우 최대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자기술 정부 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나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고, 민간 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4차 과학기술 기본계획 중점과학기술 분야 중 생명·보건의료에 가장 많은 투자(18.2%)가 집중되었으나 여전히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보건의료 전자기술 투자는 지속되어야 하고, 법적 기반 마련과 공익적 R&D 확대 등 육성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보건의료 전자기술 R&D를 통해 다양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길 바라며, 바이오헬스산업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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