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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지하수 활용 시설농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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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장

아침 식탁이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에서 다양한 채소와 과일로 버무려진 샐러드를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요즘 풍경이다. 국민 소득 증대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미 인기가 높은 데다 ‘트렌드’라는 명분도 더해지니 채소와 과일은 분명 우리의 먹거리 중 매우 중요한 식재료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이러한 농산물의 높은 수요에 대해 안정적 공급 방안 중 하나가 흔히 비닐하우스로 많이 불리는 시설재배농업이다. 시설재배농업은 출하시기 조절 등 여러 장점을 가진 덕분에 지난 40여년간 우리 농촌지역에서 크게 늘어났다. 강원자치도의 경우 국가통계(통계청, 농업면적조사, 1979~2023년)가 시작된 1979년 시설재배 면적은 46㏊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부터 급성장하여 2023년 4,028㏊의 시설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재배 농산물은 과채류(39.3%), 풋고추(23.9%), 토마토(20.9%)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설재배에는 주로 지하수가 농업용수로 공급되는데 농작물 재배용뿐만 아니라, 지하수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인 일정한 수온을 이용하면 난방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막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2019년)에 따르면 충분한 양의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 시 난방비용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비용의 5%에 불과하며,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기존량의 0.7% 수준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난방용 면세유를 사용하던 농가가 수막재배를 하는 경우 1㏊당 약 4,000만원이라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으로 전국에서 동절기가 가장 긴 강원도에서 매우 유용한 농업 형태다.

문제는 지하수 부족 현상인데 특히 강수량이 적은 겨울철 시설재배단지 내 촘촘하게 개발된 관정에서 많은 양을 이용하기 때문에 발생된다.

결국 시설재배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넉넉한 양의 지하수 공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하수 인공함양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하수 인공함양이란 지하수, 하천수, 하수처리수, 빗물 등 여유 수자원을 용수 부족 지역 지하 지층에 인공적으로 재주입하여 지하수위를 상승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 등 일부지역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는데 관정 내 인공 주입하는 방식을 비롯해 강우 시 빗물이 관정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강변여과, 지하수댐 등 지하수위가 상승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어 활용하는 등 현재까지도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는 올해 2월 초 시설재배단지 내 지하수 인공함양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주로 시설재배단지 밀집도, 지질과 지형, 농업용수 공급량 그리고 재배 작물 등에 대한 검토였다. 그 결과 춘천시 우두동과 양구군 국토정중앙면의 시설재배단지는 지하수 인공함양이 성공해 충분한 농업용 지하수가 확보될 경우 현재의 시설재배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사업화에 대한 검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한국농어촌공사는 농가 소득 개선과 친환경적 수자원 확보 방안인 지하수 인공함양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를 비롯해 지자체와도 협력할 예정이며, 추가로 하천-지하수 연계 및 지하수댐 등을 활용한 융복합 수자원시스템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으로 농어촌과 농업의 소득과 가치를 높이는 데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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