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음주 운전하다 배달원 치어 숨지게 한 20대 DJ "피해자가 법 지켰으면 사고 안 났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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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자신의 벤츠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여성 DJ가 법정에서 "배달원이 도로교통법을 지켰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DJ 안모씨의 변호인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 측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안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은 잘못됐지만, 당시 오토바이 배달원은 편도 2차로 도로의 1차로로 달리고 있었다"라며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는 1차로로 다니지 못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법을 준수해 2차로로 갔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과 추돌 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진 20대 여성 안모씨가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2.5. 연합뉴스TV.

안씨는 피해자 측과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에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안씨는 이미 차량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로, 차선을 따라서 제대로 운행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과실 책임이 안씨에게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내달 10일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정하기로 했다.

안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4시 30분께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 A(54)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안씨는 사건 당일 중앙선을 침범해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 도주하다가 A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왼쪽 세번째)과 라이더들이 1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삼거리에서 열린 배달라이더 및 시민 1,500명 음주운전 가해자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탄원서 접수를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2024.2.13. 연합뉴스.

온라인에선 안씨가 사고 직후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안씨의 벤츠 차량은 대검찰청의 '상습 음주운전 차량 압수 등 음주운전 엄정 대응' 지시에 따라 몰수 됐다.

사고 이후 배달 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라이더유니온)과 시민들은 검찰에 안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1천500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2월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법은 강화됐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쳐 음주에 관대한 운전 문화가 바뀌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끝까지 지켜 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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