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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조선 제일의 판타지 소설 ‘금오신화’, 완역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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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의 학자 김시습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
김풍기 강원대 교수 완역본으로 선보여 눈길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집 ‘금오신화’ 완역본을 선보인다.

금오(金鰲) 산에서 지은 새로운(新) 이야기(話)라는 뜻이 담긴 금오신화는 자기 자신을 꿈꾸다가 죽은 늙은이라 칭했던 조선 전기의 학자 김시습이 지은 소설집으로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등 총 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사상이 담긴 이야기에는 김시습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의 독창적인 문학적 기법이 묻어있다.

이에 김풍기 교수는 279개의 방대한 각주를 통해 김시습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조금 더 친밀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역사적·문학적 배경지식을 충실히 전하려고 했다. 특히 율곡 이이가 왕명을 받들어 쓴 ‘김시습전’을 비롯해 김시습의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주요 문헌 6편도 함께 수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원문을 고스란히 살린 유려한 번역에 한동훈 작가의 일러스트가 더해져 이해를 돕는다. 페이지 곳곳에 배치된 일러스트는 당대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전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시대적·공간적 배경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시각 자료들도 함께 수록 돼 눈길을 끈다. 각 단편의 서두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된 유적지부터 당대의 행사를 묘사한 회화 그리고 김시습의 자화상까지 실려 있어 책 한 권 만으로 그를 기억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취유부벽정기’에서 그려지는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는 김시습의 잃어버린 청소년기의 꿈에 대한 일종의 헌사라 볼 수 있다. 그가 겪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짙게 배인 글을 통해 김시습의 삶까지 동시에 느껴본다.

김풍기 교수는 “(금오신화는) 우리나라 전기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 동시에 명나라 문인 구우가 지은 전등신화의 영향을 받아 창작한 단편들”이라며 “우리나라의 산하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았고, 한국적인 소재와 당대 현실을 반영한 주제의식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금오신화가 우리 문학사의 중요한 성과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대지성 刊. 232쪽. 7,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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