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나는 엄마의 유일한 보호자이자 평범한 중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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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원 같이돌봄]①16살 하연이의 이야기
강원일보·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 가족돌봄아동 캠페인 진행

◇아픈 엄마를 돌보는 하연이. 사진=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 제공.

부모의 돌봄과 부양을 받아야 할 나이에 장애나 정신질환, 질병, 약물 등의 어려움이 있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아동과 청소년을 ‘가족돌봄아동’이라 부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재단의 지원을 받은 아동 1,4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6%(686명)가 가족 돌봄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돌봄아동에게는 학업 중단, 사회적 고립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강원일보는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와 함께 강원특별자치도 내 가족돌봄아동의 처우 개선을 위한 기획 보도를 마련했다.

중학교 3학년, 한창 친구들과 재미난 추억을 쌓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꿔야 할 나이에 하연(가명·영동지역 거주)이는 하루아침에 엄마의 유일한 보호자가 됐다.

하연이의 엄마는 올해 1월 갑작스럽게 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오른쪽 다리를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제 한 몸 지키기 어려운 엄마는 하연이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도 갈 수 없다. 등교를 해야 하는 하연이가 아픈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삶은 달걀 두 개와 빵을 준비하는 것 뿐이다.

하교 후에는 친구들과의 약속도 뒤로 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부축해 씻기고 집안을 정리하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저녁이 되면 손수 찌개를 끓이고 식사하는 동안에는 심심했을 엄마를 위해 세상 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엄마의 재활 운동을 돕는 일도 하연이의 몫이다. 밤늦게 숙제를 모두 마치고 쓰러지 듯 침대에 누워 잠이 들면 하연이의 하루는 모두 마무리 된다.

한창 꾸미고 또래 친구와 어울릴 나이인 하연이에게는 반복되는 하루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픈 엄마를 위해 물리치료사가 되겠다는 하연이가 다가오는 어린이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엄마의 간병비라는 사실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

정동환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장은 “가족돌봄아동은 학업이나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을 가족돌봄을 위한 시간으로 쓰거나 알바로 시간을 쓰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시간을 선물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제적인 도움이라며 많은 분의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후원문의는 (033)762-9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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