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한창 친구들과 재미난 추억을 쌓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꿔야 할 나이에 하연(가명·영동지역 거주)이는 하루아침에 엄마의 유일한 보호자가 됐다.
하연이의 엄마는 올해 1월 갑작스럽게 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오른쪽 다리를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제 한 몸 지키기 어려운 엄마는 하연이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도 갈 수 없다. 등교를 해야 하는 하연이가 아픈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삶은 달걀 두 개와 빵을 준비하는 것 뿐이다.
하교 후에는 친구들과의 약속도 뒤로 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부축해 씻기고 집안을 정리하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저녁이 되면 손수 찌개를 끓이고 식사하는 동안에는 심심했을 엄마를 위해 세상 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엄마의 재활 운동을 돕는 일도 하연이의 몫이다. 밤늦게 숙제를 모두 마치고 쓰러지 듯 침대에 누워 잠이 들면 하연이의 하루는 모두 마무리 된다.
한창 꾸미고 또래 친구와 어울릴 나이인 하연이에게는 반복되는 하루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픈 엄마를 위해 물리치료사가 되겠다는 하연이가 다가오는 어린이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엄마의 간병비라는 사실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
정동환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장은 “가족돌봄아동은 학업이나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을 가족돌봄을 위한 시간으로 쓰거나 알바로 시간을 쓰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시간을 선물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제적인 도움이라며 많은 분의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후원문의는 (033)762-9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