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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영수회담

영수회담은 통상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1대1 회담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시기부터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야당의 협조를 얻어 국정을 풀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정치적 난국을 해소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활용했다. 첫 영수회담은 1965년 7월20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박순천 민중당 대표최고위원의 만남이었다. 회담에서 양측은 여야 간 극단적인 대립을 지양하고 임시국회를 소집해 한일협정 비준안과 베트남 전쟁 파병 동의안을 다루기로 합의했다. 당시 언론은 “살얼음판 정국에 한 가닥 해빙 무드를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1987년 6월24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김영삼 민주당 총재와의 영수회담은 민주화의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김영삼 총재는 4·13 호헌 선언 철폐, 김대중 민주화추진협의회장 사면복권, 6·10 민주항쟁 관련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했다. 전 대통령은 “나는 8개월 후면 물러날 사람”이라며 “정국을 이끌어가는 모든 책임을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에게 넘겼다”고 책임을 돌렸다. 김영삼 총재는 회담 결렬을 선언했고 이후 6·29 선언과 직선제 개헌으로 이어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수회담에 적극적이었다. 김영삼 정부에서 10차례, 김대중 정부에서 8차례 열린 것이 이를 증명한다. 1996년 4월19일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의 회담에서는 내각제 개헌, 불법 정치자금 조사 등이 논의됐고 “서로 간의 앙금을 풀고 대화 정치를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처럼 한 차례도 회담을 갖지 않은 정권은 없다. 그간 감정적 앙금을 털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신뢰 기반을 쌓아가는 첫 걸음이다. 대화와 타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첫 만남에서 큰 성과를 내겠다는 과욕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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