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하이브, 민희진 고발…"뉴진스 계약 해지 논의·경영권 탈취 계획 수립 물증 확보"

중간 감사 발표…대화록에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 등 담겨
박지원 하이브 대표 "멀티 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일어난 일로 심려 끼쳐 송구"

◇박지원 하이브 CEO(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우) [연합뉴스TV 제공]

하이브와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간 '경영권 탈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하이브가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25일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지난 22일부터 자회사인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민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감사 대상자들은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고 하거나 뉴진스 계약 해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 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하이브 측에 경영권 탈취 계획과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 자산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이브를 공격하기 위한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 자산 속 대화록 등을 보면 민 대표는 경영진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하이브는 전했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하이브는 주장했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고 했다.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는 등의 실행 계획도 담겼다고 전했다.

◇어도어 A 부대표(우측)와 민희진 대표(좌측)과의 4월 4일 대화[하이브 제공.]

하이브는 감사 대상자로부터 "(문건 속)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감사에 돌입해 하이브에 반기를 드는 구상이 담긴 '하이브의 죄악', 독자 행보를 모색한 '프로젝트 1945', 해외 투자자 등이 거론된 문건 등을 발견한 바 있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지난 4일 나눈 대화를 감사에서 확보했다며 이미지 파일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하이브가 A씨로 지목한 인물이 "이런 방법도 있어요"라며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돼 있다.

하이브가 민 대표라고 지목한 대화 상대방은 이에 "대박"이라고 답했다.

◇뉴진스[어도어 제공.]

민 대표는 하이브가 보낸 감사 질의서에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관련 질의에 "답변을 외부에 공개할 시 법률적 조치로 강력히 대응한다고 기재돼 있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하이브 측 어도어 감사는 지난 22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고, 오는 30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도어 이사진이 불출석 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이사회 성립이 되지 않으면 하이브는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

법원 결정은 신청 후 4∼5주 가량 뒤 내려질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당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통지되고, 15일 뒤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열린다.

하이브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민 대표 등 기존 이사진을 해임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이사회에서 곧바로 새 대표이사가 선출될 수 있다.

◇뉴진스[어도어 제공.]

한편, 컴백을 목전에 앞둔 뉴진스 멤버들의 거취와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요계에서는 하이브가 '알짜 IP(지식재산권)' 뉴진스와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당장 큰 변화는 없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멤버들이 평소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엄마'로 따르는 등 강한 유대감을 공유해 왔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는 다음 달 컴백에 앞서 각종 콘텐츠를 줄줄이 공개한다.

당장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다음 달 24일에는 새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발매한다.

5월에는 이와 별개의 또 다른 신곡 '라이트 나우'(Right Now)를 한국과 일본의 광고 음악으로 먼저 선보인다. 6월 21일에는 '슈퍼내추럴'(Supernatural)과 '라이트 나우'가 수록된 일본 정식 데뷔 싱글을 발매한다.

뉴진스는 6월 26∼27일 일본 도쿄 돔에서 대규모 팬 미팅도 열며, 하반기 새 앨범과 내년 월드투어도 계획 중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을 대상으로 감사에 돌입했지만 '아티스트 뉴진스'는 최대한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멤버들의 법정대리인과 조속히 만나 멤버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멀티 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팬들,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건이 일단락된 만큼,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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