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네 안에 너를 멸망시킬 태풍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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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강원문학신인상 수상자 박승균 시인
시집 ‘길은 심부름 가서 오지 않았다’

2023 강원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한 박승균 시인이 첫 번째 시집 ‘길은 심부름 가서 오지 않았다’를 펴냈다.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 아닌 아프고 쓸쓸한 것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그의 시집은 ‘남은 표정을 쓰고’, ‘뒤란의 고요를 물고’,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아직 문 닫지 마라’ 등 총 4부로 구성 됐다. 짧은 단시부터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산문시까지 담긴 그의 시는 말라 비틀어진 세상에 단비를 내린다. 또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남겨진 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표제작이기도 한 ‘길은 심부름 가서 오지 않았다’는 더는 볼 수 없는 아버지를 향한 애도의 시(詩)다. 시 가운데 ‘손때 묻은 난간을 붙들고 일어서는데’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박 시인에게 있어 난간은 힘든 순간을 이겨나가기 위해 의지할 수 있는 지지대다. 다시 돌아오지 않은 길로 떠난 아버지를 향한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그는 난간을 딛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박승균 시인은 “짤막한 오후에 앉아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그리움으로 내가 걸어가는 길의 첫 문장이 된 그를 기다렸다”며 “길에서 만난 냉온의 문장 몇 개를 나를 참고 견뎌준 이 세상 모두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현대시학 刊, 143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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