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굵은 선으로 써내려간 삶의 애환”

시와소금 시인선 166권
‘유모차를 타고 가는 아이나비’

◇안창섭 作 ‘유모차를 타고 가는 아이나비’

춘천에 기반을 둔 전국구 문예지 ‘시와소금’이 최근 안창섭 시인의 시집 ‘유모차를 타고 가는 아이나비’를 펴냈다.

시와 소설을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확장해 온 안창섭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거침 없는 문체로 삶을 노래한다. 시인의 눈에 비친 삶은 마치 나비의 날갯짓 같았다. 때로는 드넓은 하늘을 헤엄칠 만큼 가볍다가도 또 어떤 날은 비를 흠뻑 맞은 듯 무거운 삶. 고단한 일상을 담아낸 작품들은 오늘을 살아내는 독자들에게 진한 위로가 된다.

“마지막 눈인사를 눈감고 바라보는/검버섯 걸음나비 손등을 쓸어 담고/긴 한숨 짧게 타는 길 연약지반 침하 중”(아이나비2 中)

시인은 불꽃을 토해내는 숯에서 한때는 푸르렀을 나무의 꿈을 떠올린다. 맷돌에 눌린 두부를 바라보며 생의 무게를 견디다 바스러지는 존재들을 생각한다. 일상을 시인만의 시각과 해석으로 풀어내는 작품은 세찬 봄비처럼 독자들의 마음을 적신다.

서평을 맡은 문희숙 시인은 작품을 두고 “안창섭의 시편들은 굵은 선으로 터치한 가문비나무 같다”며 “삶이 버거워 축축 처진 가지임에도 그 처져 있음이 오히려 크리스마스 나무로 유용하게 인정받는 역설적인 특성을 지녔듯, 시인은 삶에 고인 눈물들을 활달하고 미래를 반짝이게 하는 내적 힘으로 치환하고 있다”고 평했다. 시와소금刊. 136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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