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29일 대통령 취임 1년 11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날 오후 2시께 대통령실에서 이뤄진 회담에서 윤대통령은 "오랜만입니다"라는 인사로 이 대표를 맞았다. 이어 "초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고,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게 돼 반갑고 기쁘다"며 "편하게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씀 하시죠"라고 권했다.
이에 이 대표는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가지고 왔다"며 A4규격의 종이를 꺼내 비공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의제'를 약 15분간에 걸쳐 전격 공개했다.
이 대표는 "최고 국정책임자인 대통령님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났다고 판단되는 국민들의 뜻을 전달해 드리려고 한다"며 조목조목 핵심 의제를 던졌다.
먼저 긴급 민생 회복 조치의 적극적인 검토, R&D 예산의 추경예산을 통한 조기 복원, 전세사기특별볍 등 화급한 민생 입법에의 관심을 요청했다.
여기에 의정갈등을 향한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와 대화 및 조정을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 연금개혁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과도한 거부권 행사, 또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 통치, 인사청문회의 무력과 같은 조치들은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 있다"면서 "이태원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채 해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과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 밖에 포괄적인 저출생 대책 수립, 재생에너지 정책의 일대 변화,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등을 제안하며 모두발언을 마쳤다.
이에 윤 대통령은 "평소에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화답한 후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