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그 어떤 삶도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은 삶은 없기에”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 ‘일곱집매’
오는 11일 춘천 아트팩토리봄서 공연

◇‘기지촌 리포트:일곱집매’의 등장 인물들. 사진=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 제공.

경멸과 조롱의 세월을 살아온 기지촌 여성들의 삶이 무대에 오른다.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이 오는 11일 춘천 아트팩토리봄에서 입체낭독극 ‘기지촌 리포트:일곱집매’를 선보인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주한미군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 ‘민간 외교관’이라며 기지촌 여성을 치켜세우던 정부는 1970년대 주한미국 감축이 시작되자 그들을 외면했다. ‘양공주’, ‘양색시’라는 경멸의 꼬리표를 단 채 살아온 세월. 마실은 역사가 감추고 외면했던 기지촌 여성의 삶을 입체낭독극 형식으로 재조명 한다.

◇‘기지촌 리포트:일곱집매’의 등장 인물들. 사진=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 제공.

일곱 집이 다정한 자매처럼 살았다고 해서 ‘일곱집매’로 불렸던 평택 기지촌. 이곳에 기지촌 아이들의 입양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연희’가 찾아온다. 지난 삶의 아픔을 후벼파는 외부인의 등장에 마을 사람들은 경계심을 내보였지만, 결국 연희의 진심에 마음의 벽을 허문다. 혼혈아들을 미국으로 입양시켜야 했던 ‘순영’ 할머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들의 과거는 하나 둘 무대에 오른다.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이 오는 11일 춘천 아트팩토리봄에서 입체낭독극 ‘기지촌 리포트:일곱집매’를 공연한다.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은 한국연극협회에 등록된 최초의 여성극단이다. 지난 2000년 창단 이후 24년간 여성의 삶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마실은 작품을 통해 사회의 폐부를 찌른다. 올해 마실은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오랜 시간 곪아있던 역사의 한 부분을 어루만진다. 극은 ‘그럼에도 살아가야 했던’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신파를 덜고 담담히 읊어나간다.

김미아 연출가는 “궁색하게도 ‘최선’이란 진부한 단어를 끌어올 수밖에 없지만, 최선을 다한 그 어떤 삶도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은 삶은 없다”며 “잊혀진, 그러나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인 기지촌이라 불리는 곳에서 소진된 이들을 향해 연민과 위로가 아닌 감히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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