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춘천~양구간 국도 4차선으로 확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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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래석 양구 주재 부국장

 춘천과 양구를 잇는 국도 46호선 4차선 확장이 양구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구는 도내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그 흔한 고속도로나 4차선 도로 조차 없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이에따라 양구군은 강원도와 원주국토관리청, 국토교통부를 찾아 내년 확정되는 제 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2026~30년)에 춘천~양구 4차선 확장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민선 8기 서흥원 군수의 공약이기도 하다.

 국도 46호선은 휴가철이나 주말마다 영동지역 관광객들이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혼잡을 피해서 몰리는 곳인데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변변한 추월차선도 없어 차량지정체가 심각, 현재의 2차선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군용차량이나 초보운전 차량이 운행할때는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행렬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여기에다 응급환자를 태운 응급차량이 춘천 한림대성심병원이나 강원대병원 응급실 도착시간이 40분이상 소요, 일반차량과 큰 차이가 없어 주민들의 생명권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1분1초의 시간과 싸움인 응급차량의 경우 교량 9곳과 터널 7곳으로 이뤄진 도로 구조상에서는 중앙선을 침범하는 역주행이외에는 신속한 환자이송이 거의 불가능하다. 급성 뇌졸증 및 심혈관 환자들에게는 회복불능의 치명타를 입히기도 한다.

 양구지역 주민들이 빠른 접근성 확보를 위해 춘천과 철원을 잇는 중앙고속도로의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 경유와 국도 4차선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1967년 소양강댐이 착공(1973년 완공)되기 이전에는 소양강 줄기를 따라 개설된 비포장 도로를 시외버스(삼용버스·강원운수)타고 40분대면 도착하는 지근거리였다고 한다.

 양구는 파로호에 이어 소양강댐이 건설되면서 육지속의 고도(孤島)인 교통오지로 전락한 섬이다. 댐이 건설되면서 삶의 터전인 가옥 전답과 함께 모두 물 속에 수장됐다.

 이후 곡예를 하듯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수십미터 낭떠러지 댐주변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새로 개설된 것이다. 비포장으로 개설된 46호선 국도는 당시 수몰전 도로보다 3배이상의 먼 거리로 2시간이상 달려야 춘천에 도착할 정도였다. 굴곡이 심한 마의 구간인 도로 구조상 2000년대 이후에는 바이크 동호인 사이 소양호를 낀 46번 국도가 전국 최상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알려지는 웃지못할 명성을 얻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댐 수몰로 그동안 입은 피해는 수조원대에 이른다. 강원연구원이 2012년 발표한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양구지역 피해산정 연구용역에 따르면 댐건설로 인한 주민 교통불편과 안개발생 등으로 42년간 피해 손실금액이 총 2조9,9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1인당 손실액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각각 256만원 및 332만 원이라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계량화되지 못한 환경규제(자연환경보전지역)에 의한 손실 등 기회상실비용을 포함한다면 손실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 전망했다.

 2000년 초반 춘천과 양구를 잇는 국도 46호선 직선화사업과 선형개량사업을 통해 2006년 수인터널 개통을 시작으로, 2012년 당시 국내 최장 터널인 5.1㎞의 배후령구간이 개통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춘천과 양구간 40분대 소요시간만 보면, 소양강댐 건설 이전이나 이후가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춘천~양구간 국도 4차선 확장사업은 단순한 경제성과 교통량 논리에서 탈피, 50여년간 댐 건설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제 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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