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 "군검찰단장·담당 군검사 직무서 배제" 국방부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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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경북경찰청에 적법하게 이첩한 사건 기록 탈취하도록 지시"
군검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변호인 주장 별건 수사는 사실무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 김정민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국방부 종합민원인실에서 ‘검찰단장 직무배제 요청 수사지휘요청서’를 제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지난 여름 수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항명 수사를 담당하는 군검찰단장과 담당 군검사를 직무에서 배제해 줄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다.

박 전 단장의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25일 국방부 종합민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군검찰단장 등의 직무배제와 박 전 단장에 대한 별건 수사 중지를 요구하는 수사지휘요청서를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전 단장 측은 수사지휘요청서에서 "검찰단장은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해병대1광역수사대장이 경북지방경찰청에 적법하게 이첩한 사건 기록을 불법적으로 탈취하도록 지시했다"며 "검찰단장이 이 사건을 수사지휘하는 것은 수사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해군 검찰단 등 복수의 군 수사기관이 피의자가 처리한 사건들에 대해 그 기록을 불법적으로 열람하고 있다"며 별건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꼬투리를 잡아서 공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군검찰은 입장을 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 중이며 변호인이 주장하는 별건 수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변호인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별건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 변호사는 또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군검찰이 회수한 다음 날인 8월 3일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청 관계자와 통화한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녹음 파일에는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청 관계자에게 사건 기록을 군검찰에 건네준 것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과 경찰청 관계자의 반응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앞서 박 전 단장이 항명 혐의로 보직 해임된 지난 달 2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박 전 단장의 부하와 통화하면서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권센터는 지나 24일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의 부하인 해병대 중앙수사대장(중령)이 지난 달 2일 오후 9시 48분부터 4분 42초간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김 사령관은 통화에서 "쉽지 않은 부분이다. 나도 한 3시간 반, 4시간 정도 조사받고 왔다"며 "어차피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어. 정훈이가 답답해서 그랬겠지"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정훈이가 국방부 법무관리관하고 얘네들 통화한 거 다 있을 거 아니야? 기록들 다 있지?"라며 박 전 단장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한 기록이 존재하는지를 묻기도 했다.

그러자 중앙수사대장은 "네 맞습니다. 기록도 있고, 그 통화할 때 저하고 지도관하고 다 회의 중간에 법무관리관이 전화 오고 해서 옆에서 다 들었다"며 "너무 이렇게 외압이고 위법한 지시를 하고 있다라고 다들 느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사령관은 "결국 그것 때문에 본인(박 전 단장)이 책임지겠다는 거 아니야"라며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거로 갈 수밖에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이는 당시 김 사령관은 박 전 단장에게 책임을 물을 의도가 없었으며, 본인이 아닌 다른 주체가 박 전 단장을 지시사항 위반으로 몰 것을 예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이후 박 전 단장이 자신의 지시사항을 위반했다고 거듭 강조했으며, 지난 달 25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군의 엄정한 지휘와 명령체계를 위반하는 군 기강 문란 사건까지 있었다"며 박 전 단장을 비판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2023년 8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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