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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이야기]얼굴의 양쪽 관자놀이에서 턱 위까지, 살이 많은 부분 ‘볼’<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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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얼굴의 양쪽 관자놀이에서 턱 위까지, 살이 많은 부분을 ‘뺨’ 또는‘ 볼’이라 한다. 뺨을 비속하게 따귀․뺨따귀라 하고, 또 볼을 속되게 볼때기․볼따구니․볼퉁이라 한다. 다시 말하여 볼은 광대뼈(cheekbone) 아래, 양 귀와 코 사이를 이른다. 그리고 관용어로 “볼(이) 붓다”란 못마땅하여 뾰로통하게 성이 났음을 말하고, “볼을 적시다”란 눈물을 흘림을 뜻한다. 그리고 뺨 속담이다. “뺨 맞을 놈이 여기 때려라, 저기 때리라고 한다.”란 죄를 지어 마땅히 벌을 받을 사람이 처분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도리어 제 좋을 대로 요구함을, “뺨 맞는 데 구레나룻이 한 부조한다.” 란 쓸모가 없어 보이던 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이 뺨을 맞을 적에 아픔을 덜어 준다는 뜻으로, 아무 소용없어 보이든 물건이 뜻밖에 도움을 주게 됨을, “뺨을 맞아도 은가락지 낀 손에 맞는 것이 좋다.”란 이왕 꾸지람을 듣거나 벌을 받을 바에는 권위 있고 덕망 있는 사람에게 당하는 것이 나음을 빗대 이른 말이다. 이렇게 살가운 말들을 만든 선조들의 해학성과 재치에 감탄을 금할 수 없구려! 훌륭한 조상을 가진 것이 마냥 복되도다.

또한 “뺨 잘 때리기는 나막신 신은 깍쟁이라.”란 일제강점기에 일본사람이 툭하면 무고한 우리나라 사람을 때리고 업신여겼던 것을 증오하여 이르는 말이다. 우리 나막신은 나무를 파서 만든 것으로 앞뒤에 높은 굽이 있어 비가 오는 날이나 땅이 질척거리는 진구렁에서 신었지만, 일본사람들이 신는 ‘왜(倭)나막신’인 ‘게다(けた)’는 납작한 널빤지로 만들고, 뻐드렁니와 함께 일본인을 상징한다. 그런데 “볼가심한다,”는 말이 있다. 음식을 먹은 다음 양치질 대신으로 물 따위를 머금어 꿀렁꿀렁 입(볼) 안을 씻는 것을 말하거나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시장기를 면함을 뜻한다. 그래서 “미꾸라지 볼가심한다.”란 미꾸라지가 볼가심할 만큼 아주 적은 분량임을 이르는 말로 ‘메기 침만큼’과 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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