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선균 마약 수사' 영화배우 출신 20대 여성 협박범 제보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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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여실장 머리카락 마약 투약 증거물로 경찰에 제공
휴대전화 녹취 등 토대로 이씨 마약 투약 의혹도 함께 제보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 경위, 경기남부청이 정식 조사

◇배우 이선균씨를 협박한 영화배우 출신 20대 여성[연합뉴스 자료사진]

속보=배우 故 이선균(48)씨 마약 관련 최초 수사는 영화배우 출신 20대 여성 협박범의 제보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이씨의 마약 의혹을 처음 경찰에 진술한 인물이 유흥업소 실장(29·여) A씨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18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해 9월 10일 유흥업소 종업원의 전 남자친구로부터 "업소 실장인 A씨가 전 여자친구한테 필로폰을 주사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이때만 해도 경찰은 배우 이씨가 연관된 사건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제보자 역시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이 이씨의 마약 의혹 제보를 처음 받은 시점은 이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 10일께다.

배우 출신 B(28·여)씨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A씨의 머리카락을 마약 투약의 증거물로 제공하면서 휴대전화 녹취 등을 토대로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도 함께 제보했다.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B씨는 마약 투약 전과 6범인 A씨와는 교도소에서 처음 알게 된 사이다. 이후 그의 아파트 윗집에 살면서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지만 관계가 틀어지자 경찰에 신고했다.

나중에 확인된 사실이지만 B씨는 이씨에게서 5천만원을 뜯은 협박범이었고 지난달 말 공갈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내사 단계에서 이씨의 혐의가 유출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 故 이선균 씨

A씨는 지난해 10월 18일 경찰에 체포됐는데 이씨는 그보다 앞서 10월 14일에 이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이후 이씨는 10월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약 두 달간 세 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씨 관련 첫 보도가 나온 시점은 10월 23일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보도 당시 (피의사실 공표 문제로) 언론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은 지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이씨는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이씨가 숨지기 전 경찰 조사를 앞두고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포토라인에 섰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지난 12일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고, 수사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인천경찰청이 이번 마약 사건으로 수사하거나 내사한 10명 가운데 A씨 등 6명의 조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최근 숨진 배우 이씨의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조만간 종결될 예정이며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씨 등 나머지 4명은 수사가 끝나 검찰에 송치됐고 이들 중 2명은 이미 재판에 넘겨졌다.

◇영화 '기생충' 등으로 배우 이선균과 호흡한 봉준호 감독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해당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이씨 사건을 담당했던 인천경찰청은 지난 15일 수사 정보 유출 경위를 조사해달라며 인접 지방경찰청인 경기남부청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찰청이 직접 내부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할 경우 공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수사 의뢰를 접수했다는 점 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공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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