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요절화가 정연삼씨 유작전

 '우리는 여기, 이렇게 모였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시체를 해부하는 그림못지 않게 작품제목이 스산하다.

 서른 두 살의 꽃다운 나이로 요절한 젊은 화가 정연삼씨의 유작전 '서른 두해, 짧지만 소중한 삶'이 그를 사랑했던 선배와 후배의 정성으로 마련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심장마비로 갑자기 지인들 곁을 떠난 정연삼(1970∼2001)씨의 유작들은 강원대 미술교육학과, 미술학과 동문들이 그동안 모은 것으로 21일부터 27일까지 춘천미술관 전관에서 선보인다.

 전씨의 작품들은 이번 유작전을 통해 세상에 처음 내보이는 작품들로 여러번의 붓놀림으로 상당히 거칠면서도 메마르게 표출한 작품 속에 현실의 암담함과 따뜻함이 스며있어 시선을 끈다.

 생전에 극도로 절제된 생활로 작품에만 몰입하며 그룹전에조차 작품을 내놓지 않았던 그는 나이에 보기 힘들게 차분함과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로 철저히 반복되는 드로잉을 거쳐 장기간 꾸준하게 덮여진 유화물감의 두께에 비례하는 명확한 주제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태백 황지출신인 전씨의 성장배경과 환경, 지역적특색이 진하게 녹아나는 광산촌의 풍경은 '일천구백구십변 봄, 태백시 추전동' 등 태백연작을 통해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작전 추진위원으로는 원영만, 안용성, 김형욱, 양승만, 박문수, 박영운, 김영훈, 백남식, 정해권, 최석이, 서용구, 김광수 등이 참여했다. 초대일시 22일 오후 5시. <鄭明淑기자·brightm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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