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산사태 위험지역, 호우로 약해진 지반 철저한 관리를

호우특보가 발효된 도내 곳곳에서 도로·주택 침수, 맨홀·수목 안전 조치, 석축 붕괴 위험, 교통사고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정선읍 세대 피암터널 구간에서는 산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급경사지(경사도 34도 이상)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대 피암터널 같은 급경사지가 도내에 3,000여곳에 달하고 이 중 인명피해 우려지역은 39곳이다. 유사 사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위험지구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과거 사고 발생지역을 중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18개 시·군에 수해 예방에 총력을 다해 줄 것을 강조했다. 또 관광객 및 야영객에 경보시설 활용 대피 유도, 산불 발생지역 산사태 예방 조치 및 담당 공무원 순찰 강화 등의 조치도 지시했다.

이번 장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15~16일)까지 내내 전국이 기압골과 정체전선 등의 영향을 받아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비는 남북으로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지역별 강수 차이도 크다고 한다. 이미 물폭탄을 맞은 지반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다. 장맛비가 계속되면 저지대 침수, 공사장·비탈면 붕괴, 산사태, 급류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정선군의 경우 지난 6, 7일 이틀간 1, 2차 산사태(3톤·1톤 규모)가 발생하자 도로 통행을 제한, 9일 300톤 규모의 산사태가 났을 때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 역시 긴급 재난 문자와 야간에도 재난 방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피할 때는 가스와 전기를 차단해야 하며 경사지에서 돌이 굴러내려 오거나 나무가 평소보다 크게 흔들리는 등 산사태 위험 징후가 있진 않은지 잘 살펴야 한다.

매년 발생하는 비 피해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바로 철저한 대비다. 지금은 재난 대비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때다. 하천 진입로·산사태 및 침수 우려지역과 같은 위험지역을 미리 점검하고 출입을 차단해 인명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지반이 약해진 급경사지 등에 대해서는 붕괴·산사태 위험이 높아진 만큼 사전 예찰·대피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다. 기후변화로 지역별로 집중 폭우 등은 이미 예견돼 왔다. 이에 대한 재난 상황 대비에 소홀한 점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 봐야 한다. 불가항력적인 천재라고 해도 대처만 잘한다면 피해는 줄일 수 있다. 방심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사소한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사고로 직결됐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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