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대가 공석이 된 국악실기 교수 채용을 위한 공고를 내면서 비상식적인 자격 조건을 제시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국악계의 지적과 의혹제기가 잇따르자 결국 추가 안내문까지 공지했다.
춘천교대는 최근 음악교육과 국악분야 전임교원을 신규 채용하는 ‘2024학년도 2학기 교수초빙 공고’를 냈다.
논란이 제기된 것은 채용 심사기준표에서 학부는 따지지않고 ‘국악 교육 전공 박사’로 한정한다는 부분이다. 국악 실기에 능통한 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오직 국악교육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만 뽑겠다는 것이다. 국악계에 따르면 현재 ‘국악교육’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대학은 교원대가 유일하다. 그나마 박사과정도 10여 년 전에 생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채용에 지원 자격이 있는 사람은 국내에 단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춘천교대 출신은 물론, 타 지역 국악 전공자 사이에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 국악계 관계자는 “전국의 어느 국악 교수 공채에서도 이런 심사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없는 환경에서 평생 국악 실기를 배워 온 모든 국악 전공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실제 최근 국악 교수를 채용했던 광주교대는 심사 기준에서 ‘국악 관련 모든 분야(이론, 실기 등) 또는 국악교육’으로, 경인교대는 ‘국악이론 또는 국악교육’으로 대상자를 열어뒀다.
논란이 일자 춘천교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학위 전공이 국악교육이 아니더라도 제출된 학위논문이 국악교육에 해당하면 심사 대상이 된다고 추가 안내했다.
춘천교대 관계자는 “학위 이상의 전공으로 국악교육 박사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이와 관련된 문의가 올때마다 제출된 논문 내용을 보겠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