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방범창에 갇힌 반지하…장마철 인명피해 위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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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창문 방범창으로 완전 폐쇄…탈출구 이용 불가
올여름도 강한 비 전망…반지하 주택 인명피해 우려돼
태풍 ‘카눈’ 관통한 지난해 강원 주택 침수 641건 발생
“내부에서 탈출 가능한 개폐형 방범찰 설치해야” 당부

◇9일 춘천시 효자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가구에 설치된 창문이 방충망과 방범창으로 완전히 폐쇄돼 침수나 화재 발생 시 탈출구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방범창 앞에는 사무용 의자와 자전거 등 적치물까지 방치돼 있었다. 사진=김준겸 기자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된 반지하 방범창이 정작 침수나 화재 시 대피를 어렵게 만들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9일 춘천시 효자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가구에 설치된 창문이 방충망과 방범창으로 완전히 폐쇄돼 침수나 화재 발생 시 탈출구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방범창 앞에는 사무용 의자와 자전거 등 적치물까지 방치돼 있었다.

같은 날 강원대 춘천캠퍼스 인근의 한 반지하 원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방범창으로 꽉 막힌 창문 주변에는 내리막길과 연결된 5m 높이의 벽면이 있어 폭우가 내리는 날이면 빗물이 쏟아질 위험이 컸다. 하지만 창문 주변에는 빗물이 빠져나갈 배수구조차 없는 상태였다.

특히 올여름에도 강원지역에 국지성 호우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 반지하 주택에서의 인명피해도 우려된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현재 한반도 해수면 온도가 굉장히 높다. 통상 해수면 온도가 섭씨 1도가량 오를 경우 대기 중 수증기가 7% 늘어난다”며 “폭우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올여름 장마 동안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지난 여름동안 주택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관통했던 지난여름 동안 강원자치도에서 발생한 주택 침수는 총 641동이다.

송동우 한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반지하 침수나 화재 발생 시 거주자와 소방·구조대원이 창문을 탈출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개방 가능한 개폐형 방범창을 설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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