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작 당선소감]이수국 “침묵 속 더 넓어진 나를 만나다”

△이수국
△전남 보성 生
△한국방통대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 졸업

시를 쓰지 않고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무렵, 당선 소식이 도착했다. 늦게 시를 시작하는 내게 어느 시인이 말씀하셨다. 먼저 자신만의 노트북을 준비하라고, 그리고 하루 한 편씩 시를 쓰라고. 자신만의 방에서 홀로 바깥을 바라보면 그동안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가 보일 것이라고.

혼자 가야 하는 그 무섭고 아득함에 시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성장한 아이가 떠난 빈방에 뒤늦게 책장을 마련하고 외부와 차단된 공간을 한동안 침묵으로 채웠다.

그럴 때마다 백지에 쌓인 고요가 조금씩 밀려 나갔다. 갇혀서 더 넓어지는 나를 만나는 중이었다. 책을 읽고 목록을 정리하고 세상의 뒤편에 숨은 시를 찾는 일상으로 어지러운 호흡이 가지런해졌다. 책을 펼치면 낯선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가보지 못한 먼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나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시의 길을 열어준 박지웅 선생님, 흔들릴 때 버팀목이 되어주신 마경덕 선생님, 박남희 선생님, 김이듬 선생님, 조정인 선생님, 이승희 선생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교수님들 존경과 감사를 올립니다.

문우들과 ‘시에게’ 동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도 사랑을 전합니다.

문을 열어주신 강원일보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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