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 조치는 글로벌 경제에 유가 급등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던졌다.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우리 경제는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짙은 그늘 아래 놓이게 됐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에 취약한 강원 지역 서민 경제는 이미 비상 상황을 넘어 생존을 위협받는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점인 브렌트유와 WTI(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가 일제히 8% 이상 폭등하며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공급망 마비가 단순한 우려를 넘어 현실화되었음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이 이란의 전쟁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단행한 역봉쇄 조치는 에너지 안보를 전 세계적인 인질극으로 몰아넣고 있다.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우리나라는 이러한 대외 변수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 충격파는 지역 경제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가혹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강원 지역의 기름값은 리터당 2,000원대를 향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불구, 국제 시세 반영에 따른 인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결과다. 이미 일부 주유소는 2,100원대를 넘어섰다. 물류비와 직결되는 기름값의 상승은 도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한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같은 임시방편만으로는 이 파고를 넘기에 역부족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식용유, 사료값, 포장재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며 식탁 물가까지 마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치킨, 계란, 수입 과일 등 생활 필수 품목의 가격 상승은 서민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켜 가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는다. 닭 육계 가격과 계란값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식용유 원료인 대두유 가격이 1년 전보다 50%나 뛴 상황은 자영업자들에게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폐업하고, 올리면 손님이 끊기는’ 외통수 상황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금의 상황을 전시 수준의 경제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국제 정세 관망에 그칠 것이 아니라, 에너지 수급 다변화와 유류세 탄력 운영 등을 통해 가계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 역시 지역 내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 물가 모니터링을 넘어 유통 과정에서의 폭리나 매점매석을 철저히 단속하고, 지역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때다.
스태그플레이션은 한번 고착화되면 빠져나오기 힘든 늪이다. 고물가와 저성장의 악순환이 민생을 붕괴시키기 전에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방역 경제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서민들이 버틸 수 있는 ‘민생 안전망’을 촘촘히 짜는 것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