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자치도지사 선거, 벌써부터 진흙탕인가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여야 후보들이 도민 앞에 선 첫날부터 ‘두 얼굴’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예비후보는 각각 출마선언을 통해 정책 대결과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훈훈한 목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각 캠프에서 쏟아낸 논평은 상대에 대한 증오와 비난으로 점철됐다. 민주당 우상호 캠프는 김진태 지사를 향해 ‘후안무치’, ‘무책임’, ‘경제사범’ 등 고강도 어휘를 동원해 포문을 열었다. 특히 현직 지사가 선거를 위해 직무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넘어, 과거 레고랜드 사태를 ‘김진태발 금융위기’로 규정하며 수사 대상이라고 몰아붙였다. 여기에 최근 정국의 핵심인 ‘명태균 게이트’ 의혹까지 끌어들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검증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사법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까지 총동원해 상대를 ‘범죄자’ 프레임에 가두려는 시도는 정책 선거를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국민의힘 김진태 캠프의 대응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상대의 비판을 ‘저질 정치공세’로 맞받아치는 것은 물론, 우 후보 측의 지지 선언 행사를 ‘숫자 정치’, ‘도민 우롱’이라며 깎아내렸다. 1,000명의 지지자 명단에 대한 실체적 의구심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이를 비난전의 도구로 삼아 감정적인 설전을 이어가는 모습은 공당으로서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양측 모두 정책과 비전이라는 본질은 제쳐둔 채,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상처내기’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다.
강원자치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에 놓여 있다. 강원자치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필요하고,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경제 지표를 끌어올릴 혁신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인구 소멸 위기와 영동·영서의 균형 발전 등 차기 지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 같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은 입으로만 ‘민생’과 ‘선의’를 외치고, 캠프라는 대리인을 내세워 독설을 퍼붓는 구태 정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 수사(修辭) 뒤에 숨어 상대방을 깍아내리는 식의 선거 운동은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만 부추길 뿐이다. 후보 본인들이 진정으로 강원자치도의 발전을 원한다면, 캠프의 날 선 논평부터 단속해야 한다. 지지자들만을 결집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언어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중도층과 합리적인 도민들의 마음을 얻기는 어렵다.
강원자치도민은 누가 더 비난을 잘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지역 미래를 밝힐 적임자인가를 보고 싶어 한다. 우상호, 김진태 두 후보는 자신들이 공언한 대로 50일간의 여정을 오직 ‘정책’과 ‘현안’으로 채워야 한다. 캠프 뒤에 숨은 비방전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150만 강원도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번 선거가 강원자치도의 격을 높이는 품격 있는 경쟁이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