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메가특구'' 추진 방안은 기존의 파편화된 지역 개발 모델을 완전히 뒤바꾸는 발상의 전환이라 할 만하다. 그동안 전국의 특구는 2,400여 곳에 달할 정도로 남발되었으나, 좁은 지자체 경계에 갇혀 실질적인 경제 파급력을 갖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에 공개된 안은 행정 구역의 벽을 허물고 산업별 거점을 하나로 묶어 재정·금융·세제·인재 등 ‘7대 패키지''를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시·도 경계를 뛰어넘는 초광역 연계''다. 기존 특구들이 지자체 간의 소모적인 유치 경쟁에 매몰되었다면, 메가특구는 유사 산업을 영위하는 지역들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이번 메가특구 도입은 지역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결정적 기회다.
가장 가시권에 들어온 분야는 단연 ‘바이오 메가특구''다. 이미 춘천과 홍천이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상황에서, 이를 인천(시흥), 대전(유성), 전남(화순), 경북(안동·포항) 등과 연계한다면 강원자치도는 대한민국 바이오 벨트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여건과 환경은 충분하다. 춘천의 연구역량과 홍천의 생산 기반이 타 지역의 거대 자본 및 기술력과 결합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강원자치도 경제의 지형도를 바꿀 만큼 강력할 것이다. 여기에 강릉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원주·횡성의 하드웨어 인프라를 결합한 ‘AI 자율주행차 메가특구'', 그리고 강원자치도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메가특구'' 역시 강원자치도가 주도권을 잡아야 할 핵심 분야다.
특히 정부가 거점 국립대를 주축으로 지역 전략산업 단과대와 융합연구원을 육성하고, 지역 거점 창업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인재 유출로 골머리를 앓던 강원자치도로서는 우수 인재를 지역 내에 정착시키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메가특구가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도의 성패는 결국 ‘규제의 실질적 철폐''와 ‘지자체 간 유기적 협력''에 달려 있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격상시킨 ‘규제합리화위원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과감하게 정책에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민간위원으로 참여하는 지역 혁신가들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현장의 관료주의적 관행을 과감히 지적하고, 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파격적인 특례를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강원자치도는 ‘특구 지정''이라는 결과에만 치중하지 말고, 지정 이후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지자체 간 연계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춘천시가 도전 중인 ‘지역 거점 창업 도시'' 등 세부 과제들을 메가특구 구상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