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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상에 파고든 ‘불법 도박'', 뿌리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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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역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과거 특정 장소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던 도박은 이제 스마트폰과 SNS라는 날개를 달고 우리 일상의 문턱을 허물고 있다. 특히 도박의 늪에 빠지는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지고, 그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하는 조직적 범죄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사회에 심각한 경종을 울린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최근 강원경찰청과 강원랜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체결한 ‘불법 도박 및 사행성 게임물 근절 업무협약(MOU)''은 시의적절하다.

이번 협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관 간의 협력을 약속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해 정선 지역에서 시작된 ‘청소년 도박 근절'' 움직임을 기반으로, 협력의 범위를 전 세대와 온·오프라인 전반으로 대폭 확장했기 때문이다. 전국 사이버 도박 단속 건수는 2023년 3,436건에서 2024년 4,413건으로 1년 사이 약 28.4%나 급증했다. 이는 단속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뒤집어 보면 그만큼 불법 도박이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온라인 도박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다.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교묘하게 위장된 광고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는 곧 보이스피싱이나 마약 범죄와 결합한 거대 범죄 수익의 원천이 되고 있다. 특히 강원경찰청이 검거한 사례처럼 해외에 거점을 둔 도박 사이트나 동네 PC방까지 침투한 회원 모집책의 존재는 도박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운영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불법 도박은 ‘영혼을 갉아먹는 범죄''다.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도박은 단순한 게임으로 오인되기 쉽고, 이는 곧 금전적 채무, 학교 폭력, 절도와 같은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시작점이 된다. 성인 또한 도박 중독으로 인한 가정 파탄과 경제적 파산을 겪으며 사회의 기초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번 강원 지역의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은 긍정적이다. 경찰의 강력한 단속 의지와 강원랜드의 전문적인 도박 예방 노하우, 그리고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모니터링 역량이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외에 거점을 둔 운영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인터폴 등 국제 수사 기관과의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범죄자들에게 ‘도망갈 곳은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범죄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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