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흙속의 진주' 이은총의 재발견

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 최종 주자로 7.4㎞ 23분30초 주파 2위 골인

강원선수단 종합 6위 견인… 마라토너 성장 가능성 높아

“졸업 앞두고 타 시·도 러브콜 불구 고향서 뛰고 싶다” 밝혀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제55회 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대회에서 강원선수단은 진흙속에서 진주를 발견했다.

내년 2월 육상명문 강릉 명륜고 졸업을 앞둔 이은총(18·사진)이 주인공.

마지막날 강원선수단 최종주자로 나선 이은총은 이날 7.4㎞를 23분30초로 달려 2위로 골인, 강원선수단의 종합 6위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는 7명의 도대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18등에 머물렀다.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였지만 이날 부산~서울간대역전경주대회에서는 전혀 힘든 내색도 없이 9개 시·도선수들과 겨뤘다.

전국체전 이후 급격한 기량상승을 보였다는 게 이은총을 지도하고 있는 명륜고 김성호 코치와 도육상경기연맹 최선근 실무부회장의 관전평이다.

한국마라톤의 살아있는 신화 황영조의 후배인 이은총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타 시·도팀의 러브콜에도 고향 강원도에서 뛰고 싶어하는 것이다.

현재 충북의 한 자치단체팀 입단을 어느 정도 확정지은 상태지만 자신의 진로를 강원도청팀으로 변경, 입단의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타 시·도 이적이 잇따르고 있어 강원선수단의 우수선수 유출이 매년 문제가 되고 있는 시기에 오히려 그는 고향팀인 도청에서 제대로 된 마라톤선수로 거듭나길 바라는 몇 안되는 선수인 셈이다.

키 171㎝로 마라톤을 하기 적합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는 이은총은 사실상 올시즌 발등부상으로 동계훈련을 전혀 하지 못했다.

전국체전 이후 부상에서 회복, 경포호 주변 등 하루 30㎞가 넘는 강훈련을 소화하며 악바리근성을 보이고 있다.

트랙보다 도로에 강해 향후 강원도를 대표할 마라토너로 성장도 기대된다는 것이 강원육상 관계자들의 평이다.

횡성 출신으로 서원중에서 본격적으로 육상에 입문하며 두각을 보인 그는 현재 단점으로 지적된 체력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보강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은총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호 코치는 “전국체전 이후 체력향상과 함께 자신감이 붙었다”며 “근면함이 장점으로 강원육상 경기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기자 bkk@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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