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 전기 시대 조성된 불상 추정
1980년대 국도공사 중 몸체 매몰
발굴후 제자리에 원형 보존 계획
원주시가 현재 머리만 남아 소초면 교항리 마을회관 야외에 보관중인 불두(佛頭·부처님의 머리)의 원형 찾기에 나선다.
이 불두는 원래 원주시 소초면 교항리 도로변의 거대한 자연암석을 몸체로 하던 것으로 부처님의 몸에 해당하는 부분은 1980년대 옛 국도 42호선 도로 확장공사 중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성토작업과 함께 도난 위기에 있던 불두만을 마을 사람들이 모셔와 현재에 이르고 있다. 불신(佛身·부처님의 몸)으로 쓰인 자연암석에는 옷 주름이 선각(線刻·선으로 새긴 그림이나 무늬) 되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가 직접 나서 불두와 불신이 떨어진 부처님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지역의 문화재 원형 찾기와 보존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원주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 현상변경 허가를 완료하고, 다음 달 중순께 전문 문화재조사 기관에 의뢰해 교항리 불두의 불신을 찾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불신이 매몰된 곳으로 추정되는 도로는 폐도로 구간으로 발굴에 별다른 제약은 없으며, 원래 자리를 기억하고 있는 교항리 마을주민들의 증언과 남아있는 과거 지번 기록 등 정보를 종합해 발굴에 활용하게 된다. 원주시는 발굴작업이 완료되면 국토관리청 등 관계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가급적 불두를 원래 자리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평장리 마애공양보살상과 연계한 북부권 불교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고 원형을 보존해 후대에 남기기 위해 시가 직접 나서게 됐다”며 “원주를 대표하는 불교문화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24호로 지정되어 있는 교항리 불두는 조각 양식 수법으로 미루어 고려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신 발굴로 온전한 부처님의 모습을 회복하게 되면 문화재 승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석기기자 sgt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