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인 2세 출신 뉴에이지 작곡가
소치 폐막식 '강원아리랑' 편곡 인연
정선아리랑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에코즈 포 평창' 새로운 음악 선보여
개회식 전통선율·대중적 음악 접목
강원의 매력적 색채 세계에 알릴 것
전 세계인의 귀를 사로잡을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
지난 31일 평창 올림픽플라자 인근 카페에서 만난 양방언(57)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은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양 감독은 “전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개막식이기 때문에 첫 음악은 개최지인 평창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웅장하고 화려하게 만들었다”며 “강원도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이 갖고 있는 매력적인 색채를 전반적으로 녹여냈고, 모든 이가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으로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양방언 음악감독과 도와의 인연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열린 다음 개최지 평창을 소개하는 쇼에서 '강원아리랑'을 편곡해 선보이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정선군의 의뢰로 지난 3년간 '정선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음원 제작과정을 거쳐 음반 '에코즈 포 평창(Echoes for PyeongChang)'을 발표, 민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음악세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순수하게 좋아서 걸었던 음악의 길은 물 흐르듯 그를 자연스럽게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의 음악감독으로 이끌었다. 현재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인근 숙소에서 감독들과 동거동락하며 개막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정선아리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양 감독은 “역사가 깊은 우리 소리인 정선아리랑을 처음 들었을 때 익히 알고 있는 아리랑과는 느낌이 달라서 새로웠다”고 회상하며 “처음에는 슬프고 애환이 느껴졌지만 반복해서 듣다 보니 한국 특유의 해학적인 면을 느낄 수 있어 친숙하고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서 정선아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었지만 궁극적으로 새로운 음악의 길을 걷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음악감독'이라는 자리가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양 감독은 “올림픽 음악감독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며 “모든 구성원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니 전 세계인은 올림픽 축제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 감독은 재일 한국인 2세로 한국의 국적을 갖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이자 뉴에이지 음악 작곡가다.
평청동계올림픽취재단=이하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