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은 피해자로 남으려는 심리를 피해자 증후군이라고 한다. 흔히 이런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피해자나 약자처럼 연기하길 즐긴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자신만 빼고 동기들이 승진하면 연줄을 동원한 것으로 믿거나 사장이 인재를 보는 안목이 없다고 투덜댄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문제투성이나 지옥으로 보이고 자신은 시대를 잘못 타고 난 것으로 여긴다.
이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분명히 비참하다. 현실의 삶이 비참하기 그지없는데 행복한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들의 이야기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계속 불평하며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자신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인 것처럼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 떠넘겨버리는 것은 더욱 안 된다. 그것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이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데 본질을 회피할 수는 없다. 이것을 모르고 많은 사람은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으며 피해자 행세를 한다. 애초부터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면 책임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책임질 필요가 없어지면 영원히 피해자로 남을 뿐 상황을 전환시켜 회복하고 발전할 기회도 잃게 된다.
피해자 심리에 파묻혀 있으면 자신만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점차 커진다. 그리고 끝내 본인이 진짜 피해자라고 믿게 돼 하루하루 삶이 원망과 불평 속에 놓이는 악순환에 갇히고 만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이와 같은 나쁜 심리 상태에서 굳이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피해자처럼 행동하면 잠시나마 자기 보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내면의 고통이 줄어들고 무력감에서 오는 자괴감도 잠시 피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는 것처럼 속 쓰린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기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그저 그 자리에 선 채 화를 내거나 책임을 전가하기만 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는 다 남의 탓이고 나는 그저 학대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면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물러서거나 움츠러드는 길을 택하는 피해자 증후군의 전형적인 반응만 보이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자신의 상처만 확대돼 보이는 자기연민에 빠져 스스로 결단을 내리거나 행동하지 않게 만들 수 있지만 일시적인 이점 때문에 지속된다. 피해자 연기를 하면 주변에서 잘 대해주고, 자신이 더 이상 행동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연히 거절이나 실패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그리고 과중한 책임이나 부담에서 해방되고, 모든 것이 남의 탓이니 자신의 잘못은 없다고 여겨 기분도 좋아진다.
오랫동안 피해자로 살아왔다면 그와 같은 사고방식에 익숙해 자신의 문제를 반성해 볼 수도 없으니 문제점을 개선할 기회도 영원히 사라진다. 직장 일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 것은 사장의 안목이 부족해서나 동료들의 잔꾀 때문이 아니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세상에는 완벽한 공평과 정의가 없음을 유념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영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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