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 하루에 0.7~1.5ℓ 침 분비
마른 음식 섭취 시 다량 분비
까마득한 옛날이 됐구나, 내 나이 벌써 팔십이 됐으니 말이다. 내 어릴 적에 우리 엄마께서는 자식이 남에게 퉤퉤 침 뱉는 것을 절대 금하셨다. 침을 함부로 뱉으면 제 얼굴에 까슬까슬하게 흰 마른버짐(건선·乾癬)이 생긴다고 항상 겁을 주셨지. 사실 그때만 해도 단백질이나 기름기 진 음식을 못 얻어먹어 메주에 스는 곰팡이 같은 버짐이 낯짝에 희끗희끗, 덕지덕지 달라붙었다. 거짓말 같지만 아득한 그 시절엔 명절, 제사 때나 쇠고기 한 점 얻어먹을 동 말 동 했으니 말이다.
“꿀 먹은 벙어리요, 침 먹은 지네”란 할 말이 있어도 겁나서 꼼짝 못하거나 남몰래 일을 저지르고도 모르는 체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말한 입에 침도 마르기 전”이란 무슨 말을 하고 나서 금방 제가 한 말을 뒤집어 그와 달리 행동함을, '누워서 침 뱉기'/'자기 얼굴(낯)에 침 뱉기/'하늘 보고 침 뱉기'란 남을 해치려다가 되레 자기가 해를 입게 됨을, “웃는 낯에 침 뱉으랴”란 좋게 대하는 사람에게 나쁘게 응할 수 없음을, “혀가 짧아도 침은 길게 뱉는다”란 제 분수에 비해 지나치게 있는 척함을, “돈에 침 뱉는 놈 없다”란 사람은 누구나 돈을 소중히 여김을 빗댄 말들이다. 그리고 관용구로 “침을 뱉다”란 아주 치사스럽고 더러워 멸시함을, “침 발라 놓다”란 자기 것이라고 표시함을, “마른침을 삼키다”란 몹시 긴장하거나 초조해함을, “메기 침만큼”이란 아주 적은 분량임을, “입(입술)에 침 바른 소리”란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 듣기 좋게 하는 말을 비꼰 말이다.
침(타액·唾液)은 침샘(타선·唾線)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으로 끈적끈적하고 무색·무미·무취하다. 침은 약산이고, 보통 성인은 하루에 0.7~1.5ℓ를 분비하며(생수 한 병이 0.5ℓ임), 잠잘 적에는 전혀 분비하지 않는다. 또 침 분비는 음식을 먹는 동안 가장 많고, 마른 것을 먹으면 침이 마구 솟구쳐 나오지만 물기 있는 음식인 경우는 적게 분비한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