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속 근육이 각각 4개씩
길이 10㎝…실제로 '세 치 혀'
'세 치 혀를 조심하라',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란 짧은 혀를 잘못 놀리면 사람을 죽게 하는 수가 있다는 뜻으로, 가벼운 입놀림을 조심하라는 경구렷다. 한 치가 약 3㎝이니 세 치면 9㎝로 실제 혀 길이 10㎝에 맞먹는다. 옛 어른들도 혀 길이를 정확하게 재고 나서 한 말이다.
그런데 모름지기 한 번 뱉어버린 말은 엎질러진 물처럼 주워 담을 수가 없기에 중요한 말을 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라(삼사일언·三思一言)고 하는 것. 또 설저유부(舌底有斧)라, '혀 밑에 도끼가 들었다'고 하니 제가 한 말에 되레 화를 입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혀(Tongue)는 입안에 있는 근육덩어리로, 움직이는 혀는 전체 혀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고, 4개의 해부학적인 영역인 혀끝, 혀 모서리, 혀 등, 혀 아래로 구분된다. 사람 혀는 8개의 근육으로 구성돼 있고, 바깥 근육과 속 근육이 각각 4개씩이며, 전자는 혀를 쏙 내밀거나 집어넣기도 하고, 양쪽으로 움직이게 하며, 후자는 혀를 말거나 펴는 등 모양을 결정한다. 말에서 '혀가 꼬부라지다', '혀를 깨물다', '혀를 내두르다', '혀를 내밀다' 등의 일은 모두 이 여덟 근육의 까다로운 조화의 산물이다. 조금만 잘못 되면 말더듬이가 된다.
'입의 혀 같다'란 말이 있으니 이는 나름대로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조금도 부딪침이 없는 경우거나 상대의 마음을 잘 읽어서 전연 불편하지 않을 때를 이르는 말이다. 농반진반이지만 나이를 지긋이 먹게 되니 내가 집사람을 입의 혀 같이 모신다.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한다.
또 혀는 감정표현까지 맡고 있어서 놀랍거나 무안을 당했을 때나 겸연쩍을 적에 혀를 쏙 내밀며, 남을 놀릴 때 날름('메롱')하는 수도 있다. 필자가 요새 와 자주 겪는 일인데, 어떤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혀끝에서 뱅뱅 돌기만 할 뿐 말로 표현되지 않을 때가 있다. 설단현상(舌端現象·Tip of the tongue pheno menon)에 걸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