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1년 새 2배 가까이 오른 등유값…취약계층 난방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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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값 1년 만에 909.85원→1,620.89원 1.7배 상승
지원금은 연 31만원에 그쳐 한 달치 난방비로도 부족

춘천시 죽림동에 사는 전모(66)씨는 벌써부터 올 겨울 난방비가 걱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전씨는 등유보일러를 사용중인데 지난해말부터 오르던 등유값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자치단체로부터 등유 바우처를 받고 있지만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 간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이 31만원에 그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전씨는 "기름값이 오르기 전이던 지난해에도 지원금이 한 달만에 동이 났는데 올해는 어떻게 버텨야 할 지 눈앞이 캄캄하다"면서 "몸이 불편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어 난방을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평창 대관령면에 거주하는 김모(여·79)씨 역시 "겨울이면 매달 등유를 2드럼(400ℓ) 가까이 쓴다"면서 "기름값이 너무 올라 월 30만원 정도였던 난방비가 올해는 50만원을 훌쩍 넘길 것 같다. 요새 기름값이 내렸다는데 등유값만 왜 안 떨어지는지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등유 보일러를 사용하는 취약계층과 농촌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두 달만에 안정세를 되찾은 휘발유, 경유와 달리 등유 가격은 쉽게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강원도 내 휘발유값은 1,761.28원으로 6월 말(2,155.39원)보다 18%(394.11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도 2,184.49원에서 1,874.50원으로 14% 내렸다.

반면 등유는 1,691.05원에서 1,620.89원으로 4.1% 내리는 데 그쳤다. 이는 1년 전(909.85원)과 비교하면 1.7배 오른 가격이다.

등유 가격이 높은 이유는 국제유가 영향이 크다.

최근 두 달 사이 국제 휘발유 가격은 25% 가량 하락했지만, 국제 등유 가격은 7% 내리는 데 그쳤다. 여기에 유류세 추가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 점도 주요 요인이다. 휘발유, 경유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유류세 37% 인하 혜택을 받고 있다. 반면 등유는 2014년부터 법상 최대 인하폭(30%)이 적용돼 추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춘천시연탄은행 관계자는 "등유 보일러 이용자들은 가스배선이 되지 않는 도시 외곽,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거나 농촌 주민인 경우가 많다"며 "기름값이 오르면서 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지원은 열악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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