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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순칼럼]강원도가 ‘인구소멸 1번지’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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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기업 없어 일자리찾아 지역을 떠나
지방, 단합된 힘으로 제도 개선 이끌어내야
선거제도 개혁 등 난관, 그러나 일단 시작을

강원도가 ‘인구소멸 1번지’가 된 이유

 지방은 서울 또는 수도권과 대비되는 말이다. 수도권은 정치와 경제의 중심이고 다양한 교육기관과 문화시설이 풍부해 삶의 질이 높은 편이다. 반면 지방은 왠지 소외와 상실의 느낌이 있다. 특히 강원도는 각종 규제로 수십년간 소외지역으로 남아있다. 중앙집권체제와 남북분단의 냉전체제하에서 강원도는 국가와 국민의 평화안보를 떠맡아야하는 전방(前方)으로서의 입지적 숙명 때문에 이름도 복잡한 2중 3중 규제로 개발은 중단됐고 각종 법에 묶여 변변한 기업하나 데려오지 못했다. 일자리가 줄어드니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기 시작했다. 강원도가 여러 지방 중에서도‘인구소멸 1번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2중 3중 규제로 개발 중단

 지방의 어려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취업난에도 취업 준비생 사이에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이전할 예정인 공공기관과 공기업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전국 대학생 2,435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1~20위 기업은 모두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사기업이었다. 2년 전 20위 이내에 포함됐던 공기업은 모두 사라졌다. 2020년 조사에서 5위였던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25위로떨어졌다. 지방대학의 현실은 어떤가. 지방의 생명력을 알게 모르게 지탱하는 것이 대학이다. 지역의 경제 주체이기도 한다. 세계적인 도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와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지역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세계적인 대학의 존재’를 꼽았다. 지역 혁신체계를 수십년 연구한 학자들과 같은 견해다. 무엇보다 대학은 젊은이들이 모인 곳이다.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을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든다. 문제는 많은 지방대학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수도권 대학의 학생 흡인력은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역량이 부족해 문을 닫는 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지방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학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023년도 수시모집 마감결과 수험생들의 수도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를 포함한 전국 9개 거점국립지방대 중 7개 대학의 경쟁률은 하락했다. 실제 강원대 삼척캠퍼스는 지난해 5.15대 1에서 2023학년도 3.80대 1로 크게 떨어졌다.

지역 대학은 활력을 잃어가

지역의 대학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지역균형발전은 요원해 보인다. 이유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중앙정부가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지역 불균형과 지방자치의 선진화를 외치지만 결과는 늘 ‘도돌이표’다. 결국 정치와 제도의 개혁 문제로 귀결된다. 선진국 가운데 미국, 영국, 이탈리아, 독일, 캐나다의 공통점은 연방국가다. 연방 국가는 기본적으로 지역적 격차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다. 중국의 지역발전 사례가 종종 인용된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와의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중앙 권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지역간 불균형발전 조짐이 보이면 중앙 정부는 막강한 권력을 동원, 특정 지역의 남아도는 경제력을 상대적으로 결핍된 지역으로 옮겨 주기만 하면 된다(2022 동해안발전전략 심포지엄 1분과 토론). 결국 대한민국에서 지역 불균형을 타파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법과 제도의 개혁뿐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지방이 뭉쳐‘체력’을 길러야 한다. 단단한 몸을 만들려면 끊임없는 노력과 훈련으로 근육을 혹사시켜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근육은 때로 찢어지는 과정에서 내성을 키우고 회복을 반복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지방은 단합된 힘으로 제도 개선과 법률 개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 등 난관도 수두록 하다. 그러나 일단 시작해야 한다. 중앙일변도인 정치 시스템과 제도, 그리고 법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균형발전,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개발을 논의 한다는 것은 배 없이 노를 젓겠다는 얘기나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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