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중언]한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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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베이징까지의 거리는 950㎞다. 비행기로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문턱 없이 드나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05년 을사조약을 기준으로 87년, 정부 수립을 기준으로 하자면 44년, 중국 공산혁명을 기준으로 하면 43년이다. 1992년 8월24일 한중 양국은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최근 한중 수교 30년을 분석하고 점검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이 한중관계에서 비롯되고 있고, 안보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중관계는 비약적 양적 성장에 부합하는 상호 이해와 신뢰가 축적되지 못한 부조화의 문제를 안고 있다. 마늘 분쟁, 역사 왜곡, 불법 조업 등 갈등이 연이어 불거졌을 때 양국 관계의 기초를 다지는 기회로 포착하지 못한 채 봉합하기에 급급했다. ▼한중관계는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2010년 이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급격한 국제 정세의 구조적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하게 됐다. 중국의 가파른 부상, 미중 경쟁과 갈등의 고조, 북핵 고도화와 도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한중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 여기에다 한중관계에는 정치·외교적으로 선천적인 약점이 있다. 6·25전쟁 이후 40여년의 반목을 청산하고 수교를 맺었지만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중국과 남북 대치 속에서 북한을 정상적 국가로 만들어 통일 환경을 구축하려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2일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서 2012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총서기로 선출됐다. 장쩌민 전 주석 이래 중국 최고 지도자의 10년 임기 관행이 공식적으로 깨졌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회는 시 주석을 포함해 7인으로 꾸려지는데 나머지 6명 전원이 시 주석파로 구성됐다. 말만 집단지도체제일 뿐 1인 지배체제나 다름없는 독재다. 시진핑 독재 시대에 중국을 어떻게 상대하며 우리 국익을 지켜낼 수 있는지 깊은 연구가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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