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he 초점]원주 아카데미극장이 유지돼야 하는 이유

손준기 원주시의원

1955년 중국의 마오저뚱 주석은 농촌에 현지 지도를 나갔다가, 지나가던 참새를 보고 검지로 가르키며 ‘참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교시(敎示)했다. 며칠 후부터 제사해운동(除四害運動)이 시작되며 참새들이 학살 당하고 메뚜기 등 해충의 개체 수 폭발로 중국사에 길이 남을 대기근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60년 준공된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파란만장한 시간을 넘어 올해 원주시 인수위원회의 교시(敎示)에 따라 몇몇 공무원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정치인들과 밀접한 시민들과 아카데미 제사해운동(除四害運動)을 펼치고 있다. 또한 반대하는 시민의 의견에는 귀를 굳게 닫고 잘못된 정보와 유언비어만이 그 자리를 메운다. 이 끝은 원주시 역사에 길이 남을 근대문화유산 대기근이 될지, 전례없는 불통의 역사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카데미와 도시재생사업의 연계성,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철거 후 다른 대안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아카데미극장과 관련된 수많은 자료와 활용 대안 등을 검토해본 결과 흥미롭게도 매우 정치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사업을 접근하고 있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아카데미극장 관련 잘못된 사실이 공공연히 확산되고 있다. 민선 8기 인수위원회의 잘못된 사실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이 공통적이다. 이중 몇가지를 반박한다.

<1>막대한 예산 소요=이미 문체부 유휴공간 문화 재생 사업에 선정되어 시비 21억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머지 국비는 선정된 상태이다. 1년치 국비 15억원이 내려와 있어 원주시가 받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며, 총60억원 중 원주시는 21억원을 부담하면 현대적 건물로 리모델링된 단관극장을 가지게 된다. 이 대목에서 결과도 예측하기 힘든 중앙동 양방향에 소요 될 수백억의 예산은 구도심 활성화 예산이고, 아카데미극장의 21억원은 엄청난 혈세를 퍼붓는 것이다? 아이러니하다.

<2>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 미선정=2019년, 2020년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은 아카데미극장만이 아닌 중앙동 일대 전체를 근대공간으로 선정하는 사업이다. 해당 심사 시 아카데미극장만의 가치에 대해 일치된 의견으로 높이 평가했다.

<3>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근대건축의 전문가 경기대 안창모 교수는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1960년대 한국 극장건축에서 모더니즘 건축의 미학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문체부 산하 ‘문화유산 국민신탁’과 ‘네셔널트러스트’에서 진행한 캠페인에서 ‘2021년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다.

<4>D등급 시설=2018년 안전진단 검사와 2021년 원주시 안전진단 검사 모두 3억원의 예산으로 D등급에서 C등급 상향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내진 보강은 지진에 안전한 시설로 만들기 위한 것이며, 필수 요소가 아니다.

이외에도 유지관리비 10억원이라는 근거 없는 이야기와 도시재생사업인 문화공유플랫폼이 어떤 논의를 거쳐왔는지 검토해본 흔적도 없었다. 여기에 원주시의 선동 능력도 한몫 한다. 아카데미 지키기 시민 행사를 했더니 갑자기 시민의 안전이 생각나서 경고문을 붙이고, 상인들에게 철거 후 활용 방안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아카데미를 지키려는 시민들을 역적으로 만든다. 시정정책 토론청구를 위한 서명부 전달식에서는 담당 과장이 숨어있고 기자들 앞에서 팀장이 대신 전달받는 촌극이 벌어졌다. 원주시의 시책이 정정당당 하다면 뒤에서 찌라지를 뿌리면서 사람들을 선동케 하지말고 토론의 장으로 나오라. 21세기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게 어디 쉬운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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