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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원포럼]기후변화와 ‘세계 기상의 날’

유희동 기상청장

지난 겨울 50년 만에 나타났다는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이슈였고, 봄철로 접어들면서 대기가 건조해지자 TV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산불 발생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산불 전문가들은 과거 3~4월에 집중되었던 대형산불의 발생 시기가 최근에는 겨울부터 초여름까지 확장되었고, 이는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기후변화는 봄꽃을 일찍 꽃피우고 여름을 앞당기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는 산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산불의 위험성이 강조되는 이 시기에 ‘세계기상의 날’이 있다. 이날은 세계기상기구(WMO)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매년 3월 23일이다. 세계기상기구는 1950년 설립되었고, 우리나라는 1956년 가입하여 2007년 집행이사국에 선출된 이후 현재까지 집행이사국의 지위를 유지하며 적극적인 국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매년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주제를 선정하는데, 올해의 주제는 ‘날씨, 기후, 물의 미래(The Future of Weather, Climate and Water across Generations)’이다. 이 주제는 우리의 날씨와 기후, 물의 순환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2022년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평균기온이 우리나라는 12.9도, 강원도는 11.2도로 관측 이래 9위와 8위를 기록했다. 강원도 평균기온의 시기별 특성을 보면 봄철 12도, 11월 14.7도로 역대 가장 높았지만, 12월은 영하 4.2도로 4번째로 추웠다. 6월의 최저기온은 16.9도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관측 이래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처럼 지난해는 이상고온과 이상저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기후위기를 체감한 한 해였다. 한편, 이러한 기온변화는 기후변화의 단면에 불과하며, 기후변화가 인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광범위하다. 가뭄과 산불, 예측 불가능한 호우 등은 단기적·직접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 안보, 미래 자원의 손실로 이어지는 장기적 피해로 연결되고 있다.

2023년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예측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으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감시체제를 마련하고 관련 기관의 기후변화정책 수립을 지원하며,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여 기후변화 영향정보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과거부터 미래까지 기후변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시범 운영하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극심해진 가뭄과 폭우, 지진 등으로 자연재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과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위험기상 발생 전에 직접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기상·사회적 특성을 반영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호우특보 발표 기준을 세우고, 태풍 통과가 예상될 시 태풍정보를 3시간 간격으로 제공하는 등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수문기상 예측정보 기간을 10일로 확대하고, 댐 방류 등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댐별 유역강수량과 변화된 기후에 맞는 가뭄정보 제공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 물관리 맞춤형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정책 동향에 발맞춰 국내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주도하고, 미래의 환경 변화에 대비해 기상과 비기상의 기술융합을 확대하고 기상기후 분야의 발전을 위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기상기후 선도국으로서 미래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기상청의 노력이 기상과학의 발전과 함께 기상재해 피해 최소화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구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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