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5일)은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제101회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 나갈 새 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 1957년 2월 제정된 어린이 헌장의 전문이다. 어린이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말이다. 어린이는 그만큼 미래를 밝혀주는 소중한 존재다. ▼합계출산율 0.78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출산율 꼴등. 대한민국의 현재 주소다. 우리나라는 지난 15년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80조원을 썼지만 아직도 최저 출산 국가다. 1970년대 초 100만명 안팎으로 태어나던 신생아는 2002년 50만명 이하로 떨어지더니 2022년에는 24만9,000명이 태어나 50여년 사이에 4분의 1 토막이 났다. 그리고 골목길에서 해가 질 때까지 떠들고 놀던 아이들의 모습은 어느덧 아득한 옛날이 됐고 놀이터나 골목길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는 삭막한 나라가 됐다. ▼최근 한 신문의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 10명 중 6명은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30대 여성 2명 중 1명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주된 이유로는 양육·보육 부담 등을 꼽았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결혼과 출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자리와 주거 등 사회·경제적 요건이 먼저 충족돼야 ‘초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아이들을 낳지 않는 이유는 어른들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소파 방정환은 1922년 5월1일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어린이날 1주년인 1923년에는 ‘어린이 해방선언문’을 발표하며 전국적으로 기념하기도 했다. 올해로 어린이 해방선언문이 발표된 지 100주년을 맞았지만 우리는 어린이가 없는 세상을 걱정하고 있다. 무엇이 우리에게서 가족을 이룰 수 있는 행복마저 앗아 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