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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아시아나 여객기 착륙 전 문 열린 채 비행…"아이들이 몸 부르르 떨고 울면서 많이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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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에 외부 공기 유입…9명 호흡곤란으로 병원 이송
경찰 "항공기 출입문 열려고 한 남성 붙잡아 조사 중"

◇26일 오전 11시 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 45분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갑자기 열려 일부 승객이 호흡곤란을 겪었다. [사진= 연합뉴스]

26일 오전 승객 190여명을 태우고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중 9명이 과호흡 등의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9분께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출입문이 착륙을 앞둔 낮 12시 45분 갑자기 열렸다.

해당 여객기는 문이 열린 상태로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다행히 추락한 승객은 없었다.

이날 사고는 30대 남성 탑승객이 갑자기 출입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바람에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이 열린 직후 비행기 객실 안으로 바람이 들어오면서 일부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또 여객기에 탄 194명 중 승객 9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독자가 제공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에는 비행 중인 여객기 안으로 바람이 들어와 승객의 머리카락과 시트 등이 심하게 휘날린다.

한 승객은 "비행기가 바퀴를 아직 안 내린 착륙 직전 갑자기 문이 열렸다"면서 "승무원들이 다급히 앉으라고 소리치며 제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승객은 "문이 열리니까 갑자기 기압 때문에 귀가 먹먹해져서 아이들이 울고 소리 지르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해당 여객기에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선수와 코치를 포함한 제주의 육상과 유도 선수단 6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중 유도 선수단 20명은 개방된 문과 떨어진 여객기 앞쪽에 탑승해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열린 문보다 뒤쪽에 앉아있던 육상 선수단 40여 명이다.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사진= 연합뉴스]

현재 선수 8명과 지도자 1명이 메스꺼움과 구토, 손발 떨림 등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경규 제주도교육청 체육건강과장은 "선발대로 울산에 먼저 가 있다가 현재 대구로 급히 이동하고 있다"며 "대구 가는 길에 전화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던 임관철 제주도육상연맹 부회장은 "아이들 상태가 좋지 않다. 현재 정신이 없어 통화를 길게 할 수 없다"며 어수선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이날 제주 소년체전 관련 체육단체와 교육청, 도청 등에는 상황을 파악하려는 학생들의 부모와 학교 관계자 등의 전화가 빗발쳤다.

제주교육청 관계자는 "현지 체육 지도자들에게 선수들 트라우마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경기보다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서 몸 상태 보면서 진료받도록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선수 A(12)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몸을 부르르 떨고 울면서 많이 놀란 상황"이라며 "탑승구 근처에 있던 아이들이 제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착륙 중인 비행기의 출입구 문을 열려고 한 혐의(항공법 위반)로 30대 남성의 신병을 넘겨받아 범행 경위 등을 캐묻고 있으나 현재까지 범행동기에 대해 입을 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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