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강원 소득 역외유출 연 4조원…지역경제 '밑 빠진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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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 3.1조원 기업소득 3.4조원 유출
직주 불일치·지역내 기업 규모 영세한 영향
기업 육성, 관광활성화 통한 소득 증대 필요

◇시도별 GRDP와 GRI(자료=한국은행 목포본부 '전남지역소득및소비역외유출의현황과정책적시사점')

강원도에서 생산된 소득이 타 시·도로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역외유출 4조원을 기록, 관광업 등 특성산업과 향토기업을 키워 지역경제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최근 통계청 지역내총생산(GRDP), 지역총소득(GRI)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내 역외유출(GRI-GRDP) 규모는 4조1,000억원, 1인당 소득 역외유출 규모는 266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여섯번째로 많은 액수다.

도내 근로소득 역외유출은 3조1,000억원으로 전국 상위 7위에 해당했다. 역외유출이 높은 이유는 근로자의 근무지와 거주지가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강원도의 경우 도내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취업인구(78만5,740명)가 도내 거주하는 취업인구(77만7,948명) 보다 많아 근로소득의 역외유출이 불가피한 구조로 강원도에서 벌어 수도권 등 타 지역 거주지에서 소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도내 기업소득 역외유출은 3조4,000억원으로 전국 상위 6위 수준이었다. 이는 지역 내 사업체 규모가 영세하고, 수도권에 본사를 둔 소수 업체에 생산이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도내 사업체 중 순수 강원업체(본사, 단독사업체 포함)는 18만개로 전체 사업체의 95.5%에 해당했다. 그러나 이들이 창출한 매출액은 72조원으로 전체의 사업체 매출의 62.8%에 그쳤다. 나머지 매출 37.2%는 전체 사업체 중 4.5%에 해당되는 타 지역 사업체(공장, 영업소, 지점 등)가 가져갔다는 의미다.

전국 상위권인 역외유출과 달리 타 지역 거주자가 도내에서 소비한 역내유입비율은 26.1%로 전국 평균(45.4%)을 밑돌았다. 역내유입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민 비중(74.3%)이 가장 컸으며, 대부분 요식업, 레저 등 관광업종에서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영업 잉여가 지역 내 사업체 신규설비, R&D 등으로 재투자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향토기업을 육성해 지역 내 본사 매출액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편으로는 관광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소득 성장 및 소비의 역내유입 증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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