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 과수화상병과 가지검은마름병이 잇따라 발생하며 과수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정선의 사과농가 2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발생 면적은 사과농장 2곳 1.7㏊로, 도내에서는 지난달 19일 원주의 배 농가 1곳과 사과 농가 1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약 한달 만이다. 18일까지 집계된 도내 과수화상병 피해 면적은 2.3㏊로 2018년(5.3㏊) 이후 최대 규모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에 의해 나무의 잎·줄기 등이 검게 말라 죽는 병으로 감염 속도가 빠르고 치료제가 없어 폐원 대상 농가는 2년간 사과와 배를 비롯한 과일을 재배할 수 없다.
특히 정선은 지금까지 과수화상병 확진 사례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청정지역’ 이었기 때문에 농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6일 화천에서는 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했다. 화천의 한 사과농장에서 발생한 가지검은마름병의 피해면적은 0.16㏊ 규모다. 올해 도내에서 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도내 과수세균병 발생 규모는 5개 농가 2.46㏊로 늘었다.

세균병은 감염된 나무에서 흘러나온 병원균액이 비·바람·곤충 등에 의해 옮거나 농기구에 묻어 전파되는데 아직 도내 세균병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봄철 냉해와 지난주 우박에 이어 과수세균병이 빠르게 확산되며 도내 과수 농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 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화천군 상서면 다목2리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나모(54)씨는 “아직 우박피해도 복구가 되지 않았는데 과수세균병까지 발생하며 지역 내 농가들의 걱정이 크다. 10여 년간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올해처럼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해는 처음이다”고 한숨지었다.
농정당국 관계자는 “과수세균병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각 시·군농업기술센터 등과 협력해 신속히 폐원 조치를 진행, 방제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