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에서 크고 작은 싱크홀(땅 꺼짐)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가 우려되면서 지자체들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운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발생한 싱크홀(폭 2m·깊이 2.8m)은 개인 배수 설비의 연결부 불량으로 우수가 지반으로 유입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시가 관리하는 우수 박스 마감부 벽체가 파손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시는 주변에 도보, 버스 정류장 등이 있어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13일부터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도내에서는 집중 호우가 시작된 최근 2주 새 싱크홀이 4건 발생했다. 지난 9일 강릉 포남동에서 하수관 손상으로 인한 싱크홀(폭 6m·깊이 4m)이 발생했고,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속초 영랑동, 춘천 효자동에서 굴착공사 부실 등으로 인한 싱크홀(깊이 1m)이 발생했다.
이번 원주 개운동 싱크홀은 강원자치도가 2018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100번째 사고로 기록됐다. 2018년부터 이달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싱크홀을 시·군별로 보면 원주가 36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릉 21건, 춘천 13건, 속초 9건, 삼척·양구 5건, 양양 4건, 고성 3건, 영월 2건, 철원·홍천 각 1건 등이었다.
싱크홀 발생 원인별로 보면 상수관 손상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수관 손상 20건, 다짐(되메우기) 불량 21건, 굴착공사부실 11건, 상하수관 공사부실 5건 순이었다.
강원도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매년 지하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싱크홀 사고가 발생하고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대응력은 여전히 미흡하다.
이진용 강원대 지질·지구물리학부 교수는 "도심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공사 부실 등으로 인한 '인재'가 대부분"이라며 "지자체가 전조 현상 모니터링, 관리 부실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