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혈세 새는 실업급여 부정 수급, 이제는 손볼 때다

도내 2021년부터 현재까지 2,116건 적발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시스템 돼선 안 돼
실직자 생계 안정·재취업 지원 취지 살려야

도내에서 실업급여 부정 수급 2,116건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춘천·원주·강릉·태백·영월지역의 실업급여 부정 수급 적발건수는 1,781건으로 이들이 받아 간 급여만 22억6,890만여원에 달한다. 올해도 335건의 부정 수급 사례가 적발, 6억1,586만여원의 실업급여가 부정 수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에는 사업주 지인들이 근로자로 둔갑해 실업급여를 수령하거나 실업급여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례 등도 포함돼 있었다. 실업급여는 실직으로 인한 생계 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 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실업급여를 받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있었던 셈이다.

실업급여 부정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 이전부터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됐지만 근절되기는커녕 최근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정부가 고용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실업급여액과 지급 기간을 확대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실업급여 신청자 역시 급증하고 부정 수급자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었던 것이다. 5년간 3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는 반복 수급 사례도 24.4%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의 수급 기간 내 재취업률도 낮았다. 실업급여로 받는 돈이 일할 때보다 많은 역전 현상도 나왔다. 6개월 일하고 난 후 실업급여를 받는 행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개미보다 놀고 먹는 ‘베짱이’를 챙겨주는 시스템이 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정작 실업급여가 절실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당정이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실업급여 기준액과 지급 기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서다. 제도 개편을 통해 실업급여가 ‘베짱이’를 줄이고 당초 취지대로 재취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에 나서야 한다. 이미 실업급여는 다양한 문제점을 양산하면서 빨리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급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업급여를 악용하려는 이들을 시스템으로 차단해야 한다. 실업급여가 악용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실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불공정을 낳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직자들이 구직보다는 실업급여에만 ‘올인’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이제는 손볼 때다. 다만 수급요건 강화에 저임금·취약계층의 고용안전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실업급여는 서민들에게 더욱 절실한 사회보험이다. 취약계층의 최소한의 생계에 필요한 복지정책은 유지돼야 한다. 실업급여는 성실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에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 주고 재취업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기본 장치다. 노동시장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업급여를 지나치게 삭감하거나 폐지한다면 수많은 노동자가 생활고를 겪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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