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학생에게 폭행당하는 교권, 이대로는 안된다

초등교실서 교사가 무차별 폭행당해
20대 담임교사 교내서 숨진 채 발견
교권 확립 위한 실질적 제도 마련해야

교사들이 피멍에 신음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본보 지난 20일자 4면 보도)한 데 이어 20대 새내기 담임교사가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A씨가 지난 18일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A씨가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아직 명확한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학부모의 갑질이 교사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각 가정의 자녀 수가 한두 명으로 줄어듦에 따라 '헬리콥터 부모'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자녀를 과보호하고, 자녀의 학교 생활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일에 비교육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 때문에 교사들이 소신껏 학습지도나 학생지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가 이 정도이니 중·고교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학부모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가 1,133명에 이른다. 교권 침해 심의 건수는 2020년 1,197건, 2021년 2,269건, 2022년 3,035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자녀 교육에 극성인 부모들이 툭하면 교실을 찾아가 담임교사를 윽박지르고 법적 대응을 운운한다. 이러니 교사들 사이에서 담임을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담임을 꺼리는 현상은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된 뒤 더 심해지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가 흐트러진 차림을 지적하면 인권조례를 내세워 반발한다. 어린 학생들의 인생 항로(航路)에서 담임교사는 선장 역할을 한다. 학생들을 다스릴 교사의 권한이 쪼그라들면서 학생들과 한 배를 타야 할 선장들이 먼저 배를 버리는 세상이다.

무너진 교권을 이대로 내버려둬선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 학생이 교사를 우습게 여기고, 교사가 학생을 무서워하며 지도와 훈육을 기피하는 교실에서 교육이 온전하게 이뤄질 리가 없다. 선진국에서는 학부모가 예약 없이는 교문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고 교사를 때리는 행위는 중범죄로 처벌한다. 미국에선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생들 수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면 즉각 학교 경찰에 인계한다. 교사가 긍지와 사명감을 잃지 않아야 교육이 바로 선다. 일탈 학생에 대해 엄하게 훈육할 수 있게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절실하다. 국회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민원 등 중대한 교권 침해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이제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 정비에 국회는 물론 학교, 학부모, 사회단체 모두가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한다. 교육의 기본이 무너지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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