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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소환…崔 "매각하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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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 전 지사가 KH 측에 4차 입찰 당시 최저 입찰액 알려줬다는 매각 담당자 진술 확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사진=강원일보DB]

속보=KH그룹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방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28일 최문순(67) 전 강원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최 전 지사를 상대로 알펜시아 입찰 전 KH를 낙찰자로 사전 선정하는 데 입찰 정보를 흘리는 방법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지사는 이날 오전 9시15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해 "내가 (매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잘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도의 재정난 등으로 알펜시아를 공개 매각하려 했지만 4차례 유찰됐다.

이후 2021년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KH강원개발㈜에 총 매각 대금 7천115억원에 알펜시아리조트를 매각했다.

당시 입찰에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과 KH리츠만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입찰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최 전 지사 등이 알펜시아의 자산 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해 헐값에 매각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최 전 지사와 KH그룹 측이 계열사인 KH리츠를 허위 입찰자로 내세우기로 사전에 공모한 뒤 입찰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최 전 지사가 KH 측에 친전을 보내 4차 입찰 당시 최저 입찰금액을 알려줬다는 매각 담당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전 지사가 입찰 시작 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만나 입찰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공범인 배 회장에 대한 조사 없이도 최 전 지사의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배 회장은 1년 넘게 사업상 이유를 들어 동남아시아에 체류중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 전 지사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먼저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사진=강원일보DB]

이번 수사는 도내 한 시민단체가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4월 강원도청을 압수수색하며 MOU 체결 문서 등을 확보했고, KH그룹도 압수수색했다.

KH그룹측은 “알펜시아 리조트는 KH그룹이 매수하기 전 부동산 시장에서 누구도 관심이 없었던 곳으로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며 4번이나 유찰된 바 있다”며 “KH그룹은 5차 공개입찰에서 7,115억 원에 매수했는데 이는 오히려 매각 당시 알펜시아 가치에 비해 고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KH그룹은 알펜시아의 조성비가 약 1조6,000억원이지만 이중 고급빌라(4,861억원), 올림픽시설(1,451억원), IBC토지(442억원)가 제외됐고 감가상각비 1,589억원까지 고려하면 매각적정가는 7,657억원임에도 1차 입찰 당시 장부가격이 9,500억원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KH그룹의 ‘알펜시아 입찰 담합’ 의혹에 연루된 최 전 지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부패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알펜시아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의혹에 연루된 모든 사람에 대해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지사를 향해선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불법이 있다면 그에 마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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